베센트 “증시 건전한 조정”…S&P500, 약세장 피할까
도이체방크 “과거 조정국면→경기침체 사례 48%”
트럼프 관세로 일부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무역전쟁이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잠재적으로 최근 조정국면에 진입한 미국증시를 약세장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
S&P500지수는 지난 13일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정점에서 약 10% 하락하면 조정으로 정의된다. 하락폭이 20%를 넘어설 경우엔 약세장으로 본다. 약세장은 실물경제에도 큰 악재로 인식된다.
18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 분석기관 ‘야데니리서치’는 17일 투자자메모에서 “경기침체를 동반하지 않는 약세장은 매우 드물다”며 “만약 침체 징후가 없다면, 역대급으로 치솟은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지속될 수 있다”고 썼다.

S&P500지수가 조정국면에 진입한 역대 사례를 분석한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증시 조정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1년 전 경기침체가 시작된 경우는 12%였다. 향후 1년 내 경기가 침체한 경우는 32%, 침체가 없었던 경우는 56%였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16일(현지시각) NBC ‘언론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증시 조정은 일반적으로 건전하다. 최근 매도세가 있지만 미증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막대한 정부지출은 지속불가능하다. 백악관은 현재 미경제를 지속가능한 경로에 올려놓기 위해 리셋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는 2023~2024년 20%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현재까지 3.5% 하락했다. 월가 분석기관 ‘CRFA리서치’의 수석투자전략가 샘 스토발은 “지난달 19일 역대최고치를 찍은 S&P500은 이후 고전하고 있다. 트럼프정부가 주요 무역상대국에 부과한 관세 역풍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이는 결국 경기침체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야데니리서치는 “트럼프의 잇따른 관세부과와 연방기관 인력감축·예산삭감이 촉발한 혼란으로 미국경제는 시험대에 올랐다”며 “나스닥과 S&P500이 급속히 조정국면에 진입한 건 ‘증시 자경단(stock market vigilantes)’이 트럼프정부에 사실상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관은 “증시 자경단은 주가를 약세장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 그에 따른 ‘부정적인 자산효과(자산이 줄면서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자기실현적으로 경기침체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약간 상승했다. S&P500은 0.6%, 다우존스는 0.9%, 나스닥은 0.3% 각각 올랐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나스닥은 이달 6일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