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심판’ 3월말 선고하나

2025-03-21 13:00:05 게재

헌재, 한 총리 탄핵심판 24일 먼저 선고 … 소추 87일 만에

비상계엄 관련 첫 판단 … 윤 대통령 탄핵심판 가늠자 될듯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여부를 24일 선고키로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3월말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소추되거나 형사재판에 넘겨진 고위공직자 중 처음으로 사법적 판단을 받는 것이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도 재판관 평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관해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선고일이 지정된 한 총리 탄핵심판의 결정문 세부 내용을 다듬는 작업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한 총리 사건 선고일이 24일로 지정되면서 24~25일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할 가능성은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선고 2~3일 전에는 당사자에게 선고일을 통지하는 것이 관례라는 것을 고려하면 헌재가 2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하고 26일에 선고하는 일정이 가장 빠르다. 26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판결이 나오는 날이기도 하다.

다만 헌재가 한 총리 사건을 매듭짓고 윤 대통령 사건의 쟁점들을 갈무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 이후 적어도 며칠은 평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는 이 대표 항소심 판결 이후인 27~28일쯤 나오게 된다. 재판관들 합의에 시간이 더 소요되면 4월 초까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다음 달 18일 퇴임하기에 그날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나면 혼란과 갈등이 예상돼 한덕수 총리 사건을 먼저 선고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음주 후반에 윤 대통령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헌재는 전날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 선고일을 고지했다.

헌재는 전날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24일 오전 10시 대심판정에서 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87일 만이다.

한 총리는 ‘비상계엄과 내란 방조’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김건희 여사·채 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 국정운영 시도’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등 5가지 사유로 탄핵소추됐다.

한 총리 탄핵 사건은 비상계엄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을 미리 엿볼 수 있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가늠자로 꼽힌다. 국회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함을 전제로 그 과정에 참여한 한 총리의 행위도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재가 한 총리 사건에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하면 윤 대통령 사건에서도 같은 판단을 할 수 있다.

청구인(국회)측과 피청구인(한 총리)측은 한 총리의 비상계엄 선포 묵인, 특검 임명 불이행,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이 탄핵 사유로 인정되는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국회측은 “한 총리는 대통령의 탄핵 소추로 권한대행이 되면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내란 가담자를 엄중 처벌하고 탄핵 심판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이뤄질수록 있도록 해 혼란을 조기 종식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잡을 책무가 있다”면서 “그럼에도 특검 수사를 가로막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측은 “대통령의 거부권은 헌법상 권한이므로 총리가 이를 제지할 헌법상 권한이 없고 비상계엄 선포계획을 뒤늦게 알게 돼 반대의견을 적극 개진했다”며 “혼란 타개를 위해 여당 등 국회와 협력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또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 관련 위헌성 문제가 있어 정당한 사유에 의해 지체한 것”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민주적 정당성에 한계가 있는 임시적 지위이므로 헌법재판관 임명과 같은 적극적 권한 행사는 여야 합의를 통해 보완돼야만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지난달 19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뒤이은 세 번째 현직 국가 원수의 탄핵 심판으로 인해 국민 한 분 한 분이 느끼고 계실 고통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자 했지만 대통령이 다른 선택을 하도록 설득은 하지 못했다. (국민이) 지금 어려운 상황을 겪고 계신 것 자체에 대해 제 일신의 영역을 떠나 진심으로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 총리 탄핵소추 사유 중 계엄 가담이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고, 다른 사유에 대한 판단도 같이 나오기 때문에 윤 대통령 탄핵과 바로 연관 지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본다면, 헌재는 계엄 선포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과 무관하게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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