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선고’ 4월 초로 넘어가나
헌재, 27일 정기선고 예정 … 26일까지 선고일 지정 못하면 다음주로
문형배·이미선 퇴임 4월 18일 마지노선 … 재판관 이견 크다는 분석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종결한 지 한 달째지만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어서 4월 초로 넘어갈지 주목된다.
당초 3월 중순 선고가 예상됐으나, 이제는 3월 28일 또는 4월 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 선고에서 재판관 의견차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선고가 잇따라 나올 수 있다는 전망과 4월로 미뤄질 수 있단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헌재 일정상 4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마지막 변론 이후 이날까지 한 달째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재판관들은 다른 사건의 변론·선고 등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일 평의를 열고, 주말에도 자택 등에서 사건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과 비교해보면 두배 넘는 시간을 평의에 소요하고 있다. 변론종결 후 선고까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14일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11일이 걸렸다.
법조계에서는 전례를 바탕으로 변론종결일부터 약 2주 뒤 금요일인 3월 14일쯤 심판이 선고될 것을 유력하게 점쳤으나 틀린 전망이 됐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민생고를 겪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은 헌재에 신속한 결정을 주문하고 있다.
선고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사건이 전날 기각되면서 일각에선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과가 이른 시일 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총리 사건에서 기각, 인용, 각하 결정이 고루 나오면서 이미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재판관별 결정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가 한 총리 결정문에서 윤 대통령 소추사유와 맞닿아 있는 내용의 판단을 포함하진 않았지만, 인용과 기각·각하에 대한 심증이 어느 정도 파악됐단 것이다.
이와 달리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재판관들의 시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선고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주에도 선고가 나올 것으로 확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헌재가 신중한 논의를 거쳐 최대한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오는 26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이번 주에 몰려 있어 헌재도 일정을 안배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탄핵심판은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과 차원이 다른 사건”이라며 “헌재가 이번주 국정의 제2인자인 한 총리 사건을 선고하고, 제1인자인 대통령에 대한 선고를 함께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재판관들이 늦어도 26일까지는 윤 대통령 사건의 결론을 내려야 이틀간 준비를 거쳐 28일쯤 선고가 가능하다.
그런데 27일에는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등에 대한 헌재의 정기 선고가 예정돼 있다. 재판관들이 그 준비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간 정체됐던 평의가 급진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고가 늦어지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지만 지금으로서는 사건의 세부 쟁점에 관해 전원일치 의견을 모으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재판관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4일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선고 결정문에서도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빼고 공범얘기만 했는데, 이는 내란행위에 대한 이견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 교수는 “탄핵소추 사유중 내란죄 제외하고 내란행위를 포함하는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 헌재가 그 부분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며 “실제로 윤 대통령 변론과정에서 보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나 조태용 국정원장, 곽종근 전 사령관이나 김현태 707특임단장 등의 증인들을 소환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요했는데 그 부분이 전부 내란이 인정되느냐, 마느냐의 핵심적인 부분들이었다. 결국 내란행위를 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또 “그런데 한덕수 총리는 내란과 무관하게 공범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어서 먼저 결정 선고를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내란행위에 대한 사실관계 확정이나 증거 채택의 법적 정당성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사실상 이번 주에도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전 대통령 탄핵 사건들과는 달리 헌재가 여러 건의 탄핵심판을 동시에 심리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헌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만 8건의 탄핵사건이 접수돼 같이 심리했고 헌재의 미제사건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많다”며 “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일반사건 심리와 선고도 같이 진행되다보니 과거를 기준으로 늦다, 빠르다 판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를 넘기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4월 초로 넘어가게 된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재판관)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4월 18일에 종료되기 때문에, 늦어도 그 전에는 선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