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이 동시퇴진론’ 우려…이재명 2심 결과 주목
한덕수 기각 이후 불안감 가중돼 “보이지 않는 손 있나”
윤 대통령 탄핵선고, 이 대표 선거법 2심 뒤로 미뤄져
“헌법재판관, 정치적 고려해 결단 미뤄선 안 돼” 압박
김부겸 “한 쪽 목소리만 나와선 민주당 민주성 죽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이 ‘기각’으로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앞서 이뤄진다는 점을 ‘윤-이 동시 퇴출’ 음모로 해석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엔 확신하면서도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 역시 유죄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24일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상황이 너무 수상하다.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며 “모든 예측이 어긋났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의 파면과 조기대선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보고, 오직 이재명만 죽이면 된다는 내란세력의 작전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른바 윤-이 동시제거론을 흘려온 모 언론의 시나리오가 윤석열 파면 지연과 이재명 사법살인으로 펼쳐지는 게 아닌지 몹시 꺼림칙하다”고 했다.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석방, 김성훈 영장 기각, 마은혁 임명 및 특검 추천 거부 등 헌법과 법률과 상식을 초월한 초현실의 현실이 계속되니 정상적 믿음이 흔들릴 지경”이라며 “정상적이면 당연히 파면이고, 정상적이면 당연히 무죄라는 판단들이 여전히 유효한 정상의 힘이 궁극적으로 작동하길 바라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지켜 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 총리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확신한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친이재명계의 정성호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주장처럼 비상계엄이 절차적인 정당성이 있다거나 또는 내용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다고 하면 그 내용을 설시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불법성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다른 관련 자료라든가 증언 또 증거에 의해서 판단될 것으로 보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서 분명히 파면으로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보수진영 목소리를 내세워 ‘탄핵기각이 됐을 경우’의 참상 가능성을 제시하며 ‘탄핵인용’을 강하게 언급하고 있다.
불안감은 ‘이재명 대표의 2심 선고’로 옮겨갔다. 헌법재판소가 논란이 되는 한덕수 총리 탄핵 기각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이재명 대표 2심 선고 뒤로 미뤄두는 결정이 ‘윤석열-이재명 동반퇴진’을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보고 있다.
정 의원은 “헌법재판관들이 정치적으로 고려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당대표의 공직선거법 판결 선고 문제 또 이러저러한 것들은 정치적 고려를 하면서 미루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적 결단을 하셔야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2심 선고에서 무죄가 나올 것을 확신하고 있지만 당선무효형에 해당되는 100만원 벌금형 이상이 나올 경우엔 ‘윤-이 동반퇴진론’에 무게가 실릴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2심 선고는 재판부가 정상적이라면 무죄가 확실하다”며 “1심 판결을 자의에 의한 해석이 과도하게 들어간 매우 비합리적인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이 작지 않다. 이 대표 2심 선고 결과에 따라 강하게 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총리는 “어느 한쪽 목소리만 나와서는 민주당의 어떤 다양성, 민주성 이런 게 죽어버린다”며 “민주당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힘과 활력이 살아나지 않으면 늘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던 일과 관련해 당내 일부 의원이 검찰과 내통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모욕이 될 수 있다”며 “자기(이 대표)가 그렇게 오해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까지 해명해서 당사자들한테도 납득이 되도록 하는 게 지도자 당 대표의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공개 사과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래야 당내 여러 가지 화합이라든가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