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일본형 장기불황’ 빠르게 근접

2025-03-25 13:00:14 게재

국회 예정처 “일본화지수 10개 항목 중 6개 충족”

세계 주요 30개국 중 3번째로 높아져

생산가능인구·부채·잠재성장률 악화

우리나라가 일본의 장기불황 국면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일본화 지수를 이용한 주요국 장기 저성장 리스크 비교’ 보고서를 통해 주요 30개국의 지난해 일본화 지수를 분석했으며 이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중 태국과 중국이 7개 항목을 충족했고 우리나라는 6개 항목에서 장기 불황 진입을 알리는 범위에 들어갔다.

일본화는 장기 저성장 리스크가 있는 거시경제적 상황을 의미하며 1992년 일본이 거품경제가 붕괴된 이후 20년 이상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과 같은 상황에 빠져드는 과정을 뜻한다.

일본화 지수는 10개의 경제지표를 장기 저성장 리스크 관점에서 지수화한 것이다. 여기에 포함된 경제지표는 근원물가상승률(5년 평균 1% 이하), 민간부채비율(GDP대비 160% 이상), 부실채권(총대출 대비 5% 이상), 생산연령인구 성장률 전환점(이전 20년대비 최근 10년간 0.5% 감소), 주식가격(최근 5년간 정점 대비 5% 이상 하락), 잠재성장률(최근 10년간 연평균 1% 미만), 생산연령인구 성장률(5년 평균 0% 미만), 총요소생산성(이전 10년 대비 최근 5년간 0.5% 감소), 주택가격(최근 5년간 정점 대비 5% 이상 하락), 비금융기업재무(GDP 대비 0% 이상) 등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에 10개 항목 중 4개(생산연령인구 성장률, 생산연령인구 성장률 전환점, 비금융기업 재무비율, 주택가격)가 포함됐으나 5년 만에 민간부채비율, 주식가격 항목이 추가됐다.

우리나라는 주요국 중 5년 평균 생산연령인구 성장률이 가장 낮은 –0.9%였다. 2005~2014년(10년) 평균 생산연령인구 성장률 대비 2015~2024년(10년) 평균 성장률의 차이는 –0.8%p로 중국 다음으로 컸다.

민간부채비율은 주택가격 폭등과 더불어 2019년이후 2023년까지 급격하게 증가했다가 이후 일부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명목GDP대비 민간부채비율은 201.3%로 1998년 일본(209%)에 근접했다. 주택가격은 2018~2024년의 정점에 비해 지난해 평균치는 7.4% 하락했다. 2019~2024년 주가지수의 정점 대비 하락률은 21.6%로 주요국 중 가장 컸다.

물가와 잠재성장률은 아직 ‘일본화’되지 않았지만 빠르고 일관되게 일본형 장기침체 국면을 향해 가고 있다. 5년간(2020~2024년) 근원물가상승률은 2.55%로 일본(1.43%)보다 높았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은 물가상승률이 1% 이하인 저물가 현상이 20년 이상 지속됐다. 지속적인 소비 둔화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탓이다.

잠재성장률 역시 2016~2025년엔 2.48%였으며 가파르게 하락세가 진행 중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김경수 경제분석관은 “한국의 경우 생산연령인구의 감소, 높은 민간부채 비율, 잠재성장률 하락 등으로 2019년에 비해 지난해 일본화 지수가 상승했다”며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민간부채 비율을 낮추며 생산성을 높여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등 장기 저성장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중장기적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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