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 제재’ 두고 갈라진 미국

2025-03-26 13:00:02 게재

노조·철강산업 찬성

해운·수출농업 반대

무역대표부 공청회 격론

중국 해운기업 소속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선박당 최대 100만달러(약 14억원),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최대 150만달러(약 21억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안을 놓고 미국이 갈라졌다.

블룸버그와 미국 해운조선전문미디어 지캡틴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해당 제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노동조합, 철강 제조업체들과 해운업체 및 농업 수출업체들이 대립했다고 25일 전했다.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30명 이상의 증인이 발언했고, 일부 연방의회 의원들은 화상으로 참여해 미국 조선산업 현황에 대해 발언했다. 참여자들은 중국 해운·조선산업의 지배적 경쟁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은 대체로 동의했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해운업체와 농업 수출업체들은 입항 수수료가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시키고, 미국 경제의 일부 산업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크라멕 세계해운협회장은 무역대표부에 추가 수수료 철회를 촉구하며 “군사부문에서 수주잔고와 노동력 부족은 미국 조선소가 추가 주문을 소화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코에네 미국대두협회 대표는 농업계가 이미 큰 부담을 겪고 있으며, 입항 수수료가 부과되면 농부들이 비료 종자 등 필수 품목에 대한 비용증가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서면으로 제출한 성명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쟁업체들은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이 제안이 시행되면 미국산 대두의 비용이 증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의원들은 부담금 부과를 환영하고 이를 통해 조선산업에 대한 재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델루지오(민주당, 펜실베니아) 하원의원은 “내 지역구 유권자들은 해외 기업들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왔다”며 “조선업을 지원해 생산 능력을 늘리고 노동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비 딩걸(민주당, 미시간) 하원의원도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 조선소에서 7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미국은 세계 조선업 순위 19위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연간 10척 미만의 상업용 선박을 생산하지만 중국은 연간 1000척 이상을 건조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 국기를 달고 미국 선원이 운영하는 선박(전략선대) 비율을 늘리는 정책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도 선박 건조를 위한 철강 및 부품 수요 증가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패트릭 블룸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필요할 경우 생산량을 두 배 또는 세 배까지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 정도의 대규모 조치가 있어야만 중국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는 26일(현지시간)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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