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이냐 교체론이냐…이재명 2심에 달렸다
26일 오후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2심 선고
유무죄·형량에 차기 대선 구도 크게 흔들릴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결과에 민주당의 대선전략이 크게 움직일 전망이다. 유·무죄와 형량에 따라 이 대표 대세론을 굳히거나, 교체론이 부상할지가 갈리기 때문이다. 탄핵정국 시작과 함께 조기 대선을 확신하며 정권교체를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선 기본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수도 있는 갈림길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26일 오후 2시 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신속파면 촉구’ 회견을 열었고, 오후 5시에는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맞물린 이 대표 항소심 결과가 가져올 정치적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법원 최종심이 남아 있다고 해도 항소심 결과에 따라 대응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 바람대로 무죄 또는 100만원 미만 벌금형으로 나올 경우 이 대표 대세론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2심 선고는 재판부가 정상적이라면 무죄가 확실하다”며 “1심 판결을 자의에 의한 해석이 과도하게 들어간 매우 비합리적인 것이었다”고 했다. 한 재선의원은 “그간 이 대표를 공격해 온 핵심 소재가 ‘사법리스크’ 였는데 (당선무효 가능성이 사라지면) 핵심 변수가 해소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국수습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1심처럼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 받는다면 복잡한 경우의 수가 등장한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결정하면 이 대표는 대선후보 자격 논란을 안고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 대표 선거법과 관련한 대법원 상고심이 언제 진행될지가 변수가 된다.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선출한 후 대법원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초선의원은 “현 상황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면서도 “후보가 된 후 정작 본선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6일 항소심 재판이 이뤄진 후 대법원이 3개월내 확정 판결을 내린다면 6월 말 이전 선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4월로 미뤄지면 조기 대선이 6월 중에 열리고 후보 교체 논란이 일 수도 있다.
민주당내 이런 우려는 윤 대통령의 석방과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 기각, 대통령 파면결정 지연 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커졌다. 이른바 ‘윤-이 동반 퇴진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황이 너무 수상하다.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며 “모든 예측이 어긋났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의 파면과 조기대선을 피할 수는 없다고 보고, 오직 이재명만 죽이면 된다는 내란세력의 작전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른바 윤-이 동시제거론을 흘려온 모 언론의 시나리오가 윤석열 파면 지연과 이재명 사법살인으로 펼쳐지는 게 아닌지 몹시 꺼림칙하다”고 했다.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라고도 했다.
물론 민주당 주류 입장은 기존 흐름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헌재 결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 전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대표가) 국민 다수의 선택으로 정치적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정치적 공세뿐 아니라 탄핵정국에서 수면 아래로 내려간 당내 비이재명계 인사들과의 갈등을 불러올 촉매가 될 수 있다. 한 비명계 인사는 “이 대표의 정치적 평가는 둘째치고 본선 후보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2심 재판부에 낸 진술서에서 항소심 결정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진술서에서 “정치적 생사가 달려있는 사적인 궁박함 때문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이 사건을 보고 있다”고 적었다. 또 “선거로 국민 다수 지지를 받은 제1야당이 조작된 증거와 불공정한 수사로 과도한 채무를 감당할 상황에 처한다면 민의가 왜곡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이후 434억원을 보전 받았는데 이 대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 이를 모두 반환해야 한다.
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