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민간부문서도 매출 확대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미 국방부와 계약 체결

팔란티어는 2003년 피터 틸, 알렉스 카프, 네이던 게팅스 등이 CIA 산하 벤처캐피탈 인큐텔(In-Q-Tel)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
이 회사는 정보기관을 위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뚜렷한 목적 아래 출발했다. 팔란티어의 플랫폼 ‘고담’은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테러나 범죄를 추적하는 데 사용됐다. 이후 민간 시장을 겨냥해 ‘파운드리’라는 상업용 플랫폼도 개발했다. 고객 기업들은 이를 통해 생산, 공급망, 인사 데이터 등을 통합하고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CEO인 알렉스 카프는 독특한 인물이다. 철학 박사 출신인 그는 실리콘밸리의 전형적인 공학 중심 CEO들과 결이 다르다. 그는 저서 ‘The Technological Republic’에서 “서방의 미래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무기를 보유하는 데 달려 있다”고 주장하며, 기술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당위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최근 열린 AIPCon 2025에서 팔란티어는 하이네켄, 월그린, AT&T, 델타항공, 웬디스, 레이스트렉(미국 최대 휴게소 체인), 레드 캣(드론 솔루션) 등 굵직한 기업들과 협력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AI를 업무에 통합하는 새로운 플랫폼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를 통해 정부와 기업 양측에 동시에 AI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정세 불안과 AI 기술 수요가 맞물리며 팔란티어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15일 발효된 연방정부 임시예산안은 비국방 예산을 130억달러 줄이면서도 국방비는 60억달러(약 8조7270억원) 늘렸다.
예산 감축을 주도하는 일론 머스크는 최근 X(구 트위터)에서 “보잉 같은 무기체계는 비효율적이며, 돈만 먹는 고물”이라 비판했다. 대신 그는 저비용 고효율 드론과 AI가 현대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팔란티어 같은 기업이 그 흐름의 중심에 있다고 언급했다.
팔란티어의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률이 2021년 65%, 2022년 60%에서 2023년 174%, 24년에는 158%를 달성했다. 2024년 실적은 매출이 전년대비 29% 증가한 2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20% 상승한 4억6220만달러였다. 올해 매출은 37억6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팔란티어 주가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엔 미 국방부의 예산삭감 우려 때문에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또 AI 관련주에 대한 시장 심리 변화의 영향으로 주가가 함께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의 2025 회계연도 국방예산은 약 8500억달러다. 혁신적인 방위 계약업체에는 충분한 자금조달 기회다.
지난해 5월 팔란티어는 4억8000만달러 규모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국방부와 계약했고, 안두릴 인더스트리즈와 함께 혁신적인 기술 컨소시엄을 설립해 스마트 방위 계약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