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안갯속’…민주 18일까지 비상행동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탄핵심판 촉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24시간 농성
한덕수 권한대행에 “당장 국가 재난 극복협의” 제안
더불어민주당이 4월 18일까지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를 24시간 비상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철야농성을 벌이고,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탄핵심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릴레이 시위도 이어간다. 민주당은 또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놓고 ‘탄핵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국가재난 극복’을 위한 협의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미루고 있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한편, 산불피해 등 등 국가재난을 관리하는 수권정당을 면모를 세우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28일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를 연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기일 지정을 거듭 촉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채 상병 사건을 은폐하고 불법 비상계엄에 군대를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침탈하게 해 군 명예를 짓밟았다”면서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돌리는 군 통수권자로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는데 군 명예회복과 안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파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온 국민이 윤 대통령의 불법 친위쿠데타를 목격했는데 헌재는 그렇게 숙고할 게 많은지 의문”이라며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고 오늘 바로 선고기일부터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외교통일·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오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데 헌법재판소의 침묵이 너무 길다”면서 “생업을 접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느냐”며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다음 달 18일까지 광화문 천막당사 농성을 24시간 체제로 가동하고,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철야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다음 달 18일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자 헌재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탄핵정국 출구가 안갯속으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의 혼란을 키운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어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번 주말과 다음 주초 (파면 촉구를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수위를 상당히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회 상임위별 의원들의 기자회견 및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은 지난 27일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었지만, 영남권 산불 사태로 본회의가 취소되며 유보됐다. 민주당에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미룬다면 탄핵소추를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탄핵 찬성 여론을 발판으로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확보한 정치적 주도권을 조기 대선 국면으로 끌고가겠다는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의장도 27일 담화문을 통해 헌재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헌재의 선고 기일 미확정 상태가 장기화해 사회적 혼란이 깊어지고 국가 역량도 소진되고 있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은 최대한 신속하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또 국회가 추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산불 확산 등 국가재난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수권정당의 면모를 세우는 모습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8일 한 대행에게 “헌정 질서 수호와 산불 피해 극복을 위해 오늘 중에라도 당장 만날 것을 요청한다”며 회동을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정 질서 파탄의 위기와 산불 피해라는 중첩된 국가 재난을 극복해야 한다”며 “헌법 수호의 책무와 재난 대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정상화와 재난 대응 모든 시급을 다투는 중대한 과제다”며 “국론을 모으고 국력을 총동원하는 것이 권한대행으로서 한덕수 총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산불대응을 위한 정부의 예비비를 지목하며 정부의 의지와 능력이 부족해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산불대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부 예비비가 총 4조8700억원이 있는데 이걸 쓰지 않으면서 예산이 없어서 산불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면서 “재난 예비비는 쓰지 않고 일상적 예산만 집행하면서 거짓말을 한다”면서 “정쟁·권력도 좋지만 국민의힘은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