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측 주주총회 승기

2025-03-28 13:00:02 게재

법원, 영풍 의결권 제한 … 국민연금, 고려아연 안건 찬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승패가 영풍의 의결권 행사 여부에 달렸기 때문이다.

법원은 영풍이 보유한 25.4%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고려아연 4.51%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도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다만 영풍·MBK파트너스는 영풍 정기주총에서 배당을 통해 상호주 관계를 해제하며 의결권을 부활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측은 영풍의 주장보다 이번 법원 결정을 고수해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MBK파트너스가 40.97%로, 최 회장측(34.35%) 보다 많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10%대로 크게 낮아졌다. 주요 안건에서 모두 최 회장측에 유리한 결정이 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럴 경우 법적 다툼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앙법원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전날 영풍·MBK가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게 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풍은 의결권 행사와 관련 고려아연이 해외 자회사 선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로 행사할 수 없다고 하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원은 상법(제369조 3항)상 상호주 제한 효력의 회사는 ‘주식회사’여야 하는데, 또 SMH가 외국회사지만 대한민국 상법이 적용되는 주식회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법원은 영풍이 갖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을 현물 출자한 신생 ‘유한회사’ 와이피씨(YPC)의 의결권은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는 주식회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전날 고려아연 지분 4.51%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정기 주총의 핵심 안건인 ‘이사 수 19인 상한’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 수 상한 안건’의 주총 결과에 따라 ‘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 제3호 및 제4호의 행사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사 수 상한 안건’이 가결되면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후보와 영풍·MBK측의 후보에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을 각각 나눠서 행사하기로 했다. 이사회측이 제안한 후보는 5명이고, MBK·영풍 연합측 후보는 17명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고려아연측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수에 선출하려는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1주를 가진 주주는 5명의 이사를 선출할 때 총 5표(1주×5명)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로 ‘이사 수 상한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이번 주총에서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해 12인 안에 ‘찬성’ 및 17인 안에 ‘반대’하기로 했다.

최 회장측의 의도한 안건은 영풍·MBK의 의결권이 제한되고, 국민연금이 손을 들어준 덕에 대부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선 정기주총 이후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측이 여전히 주도권을 쥐겠지만 영풍·MBK측도 최소 3~4명(기존 장형진 고문 포함) 이상 이사회에 진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문제는 영풍·MBK의 반발이다. 영풍·MBK는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 또 영풍은 전날 정기주총을 통해 1주당 0.04주를 배당함으로써 상호주 관계가 해제됐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해외 계열사인 SMH의 영풍에 대한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하락했고 상호주 관계가 성립되지 않게 돼,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측이 주장하는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적용되지 않게 됐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대립이 이어지며 최 회장측이 주총 의사 진행 등을 주도하는 만큼 이를 영풍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주총이 파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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