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이 달 자원개발 실증단지로 부활

2025-03-31 13:00:07 게재

지질자원연·태백시 추진 … 탐사모빌리티(로버) 자원추출기 등 시연

28일 강원도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내 폐 갱도. 레이저 유도 파쇄 분광기를 탑재한 탐사모빌리티(로버)가 레이저를 쏘자 타타탁 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에서 불꽃이 튄다. 바로 옆 로버는 드릴을 이용해 땅속 깊은 곳 토양을 채취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갱도 입구에는 로버에서 채취한 토양을 고온의 열로 가열해 기화시킨 뒤 성분을 추출하는 자원추출기가 가동되고 있다. 자원추출기는 달 표면 흙을 모사한 토양을 집어넣자 채 1분도 안 돼 모니터에 수소 산소 아르곤 이산화산소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 김경자 박사 연구팀은 태백 함태탄광 폐갱도에서 폐광 내 달 자원개발 실증 시연회를 개최했다.

함태탄광은 1954년 개광한 뒤 1993년 태백에서 가장 먼저 폐광됐던 탄광으로 현재는 석탄 채굴현장을 체험하는 태백체험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지질자원연은 폐광산 갱도를 달 탐사 전초기지로 탈바꿈해 다가오는 우주 자원 개발 경쟁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달에 있는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달 탐사선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달에는 인류에게 필요한 희토류나 헬륨3 등 다양한 자원이 매장돼 있다. 특히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헬륨3가 100만톤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헬륨3는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발전의 주요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8일 강원도 태백시 함태탄광 폐 갱도에서 달 자원 탐사를 위한 탐사모빌리티(로버) 등에 대한 시연행사를 진행했다. 레이저 분석기와 드릴 등을 탑재한 로버 모습. 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날 저중력 환경에서의 동력전달과 울퉁불퉁한 표면에서 원활한 주행이 가능한 로버 3대를 선보였다. 로버는 자율주행 기능과 탑재체를 유연하게 교체할 수 있는 다목적 화물 공간을 보유한 달 탐사의 핵심적인 장비 중 하나다.

첫번째 로버는 지면을 이동하며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분광기(LIBS)를 통해 달 표면에 존재하는 50종 이상의 원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두번째 로버는 달 토양 채취를 위해 드릴을 장착하고 있었다. 세번째 로버는 울퉁불퉁한 달 표면을 모사한 지면을 이동한 뒤 다관절 팔을 이용해 토양을 삽에 담에 분석기에 붓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실시간 우주방사선 분광분석 시스템 △달 표면 자원탐사를 위한 초저궤도 큐브샛 △로켓연료 생산장치 △달 표면 무선송전시스템 △우주용 히트파이프 원자로 등을 선보였다.

지질자원연은 앞으로 각 자원 개발 장비들을 하나의 기지형 플랫폼 형태로 융합해 우주 자원 탐사와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경자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은 “폐광을 재활용해 우주 자원 개발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이번 시연은 단순히 기술적 진전을 넘어서 새로운 우주 산업의 미래를 여는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국내외 선진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우주 자원 개발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와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질자원연은 지난 2월 태백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폐광산을 달 극 지대와 유사한 환경으로 모사•재현해 우주 자원 채취와 탐사 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확보를 통해 연구실험의 지원과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태백 K-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태백 =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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