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기후위기와 일본의 산불 대응

2025-03-31 13:00:12 게재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산불이 증가하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이와테현 오후나토시에서 발생한 산불은 12일간 2900헥타르를 집어삼키고 주택과 건물 210채를 태웠다. 산불 규모로는 1990년대 이후 최대인데 이곳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10m 높이의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기도 해 더 안타깝다.

3월에만도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나라현 가와가미무라,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의 절반은 2~4월에 발생한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산불이 매년 평균 705헥타르 소실에 경제적 손실 2억20000만엔(22억원)이었다는데 이제는 그 규모가 훨씬 대형화하고 있다. 이러한 산불 대형화는 기후변화가 그 배경에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 토양과 초목이 건조해져 화재가 잘 번진다.

대형화한 일본 산불 배경엔 기후변화

일본의 산림 관리 측면에서도 산불 대형화 원인이 있다. 첫째, 소유자 없는 산림 증가와 임업 종사자 감소 문제다. 관리되지 않는 산림은 산불에 취약하다. 둘째, 나무 종류에 따른 산불 확산 문제다. 특히 소나무 숲은 수지가 많이 함유돼 있어 가연성이 높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빠르게 번진다. 지난 2월 시즈오카현 요시다쵸의 소나무숲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 사례다. 반면 활엽수림은 수분 함량이 높아 침엽수보다는 산불에 강하다. 하지만 활엽수도 낙엽이 쌓이면 산불 대형화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지역의 생태계와 토지 이용을 고려해 식수 종류를 선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대응(산불대책)용으로 상수리나무 느릅나무를, 그리고 지역생태계와 상호작용을 고려해 섬잣나무 참나무 등 침엽수와 활엽수를 골고루 심도록 권장한다.

지자체도 산불을 진압하고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가노현 사쿠시에서는 고향납세(고향사랑기부)액을 사용해 소방대의 장비를 강화하고 산악지역에 소방차를 배치했다. 그리고 지역주민 스스로 만든 재해방비 조직에 방재 기자재를 제공했다. 그 결과 화재발생 시 초기 대응이 빨라지고 피해를 최소화했다. 또한 지자체는 산불재해 발생시 고향납세 ‘재해지원 기부’를 개설해 전국에서 기부금을 모아 복구사업에 즉시 활용할 수 있다.

오후나토시의 산불재해에 대해 고향납세 민간 포털사이트인 후루사토초이스와 사토후루가 공개한 ‘재해지원 기부’ 모금액은 3월 29일까지 합계 1억5000만엔이었고 이 기부금은 즉시 오후나토시의 복구 사업에 투입됐다. 재해지원 기부에 대한 행정상의 규제는 없다. 신속 대응이 우선이다.

일본 국내의 방재 헬리콥터의 배치 상황을 보면 소방청 5대, 지역소방기관 30대, 지자체 42대, 합계 77대가 운용되고 있다. 30년 이상 사용한 헬기가 많고 지자체마다 배치 상황에 차이가 있어 광범위한 산불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산불이 커지면 자위대가 동원된다.

한·일 간 산불 재해 대응 지혜 모으고 협력할 때

정부의 관할관청인 농림수산성 임야청은 산불대책으로서 식수종 선정과 함께 산림 밀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간벌을 하고 있다. 또한 2022년부터 ‘산불발생위험도 예측시스템’을 개발했는데 기상삼림(수종, 밀도) 인구지형 등의 정보를 종합해 산불발생 위험도를 계산한다. 설정 기준에 따라 화기사용금지 구역설정, 입산자(관광객) 사전경고를 실시하고 스마트폰과 웹사이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민에게 ‘위험도 맵’과 화재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산불은 올해 30년래 최대 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본격화하는 상황을 맞이해 일본과 한국은 함께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할 때이다.

이찬우 일본경제연구센터 특임연구원 전 테이쿄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