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세사기 원인 돼버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2025-03-31 13:00:22 게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운용되고 50%이상을 정부가 출자하는 주택보증 전문 공기업이다. 주택도시기금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HUG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국적으로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로 대위변제액(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세보증사고액은 2024년 11월 현재 4조2000억원을 웃돌았다. 대위변제로 인한 손실액 또한 2022년 99억원에서 2024년 9월 1271억원으로 2년 만에 13배 폭증했다.

전세보증 대위변제로 HUG 경영위기

HUG는 매년 3000억~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려왔지만 2023년 순손실은 3조8600억원에 달한다. 자본금 또한 2022년 5조6000억원에서 2023년 약3조원으로 반토막 났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는 원래 박근혜정부 초기 부동산경기 침체로 미분양주택이 늘자 준공후 미분양주택을 임대주택(전세)로 활용하게 해 자금조달의 길을 터주고, 분양시기를 조절하여 건설사 도산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최초 도입 당시 2013년 HUG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은 아파트 90%, 연립 다세대주택 70%였다. 주택경기가 최저점을 찍었던 시기였다.

2017년 2월 박근혜정부 말기에는 이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을 모든 주택에 대해 100%로 확대했다. 전세보증 담보인정비율 100%는 전세사기꾼들에게 국가가 보증할테니 마음놓고 빌라를 지어 전세로 팔아도 좋다는 신호나 다름없었다. 서민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은 덩달아 높아졌고수익성이 높아지자 자금이 유입됐다. 2년 후인 2019년부터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다.

전세사기 창궐 이후 임차인들은 이제 전세보증이 없으면 전세계약을 기피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큰 금액의 전세대출을 받았으나 후속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 새로운 임차인을 구할 수 없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된 임대인 등 무수한 피해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고 있다.

경영위기에 빠진 HUG는 이제 대위변제한 주택을 경매시장에서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낙찰을 받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주택을 직접 낙찰받아 주변시세의 90%로 전세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이다. 그런데 HUG의 낙찰가율(집값 대비 낙찰금액)은 83%로 일반인(73%)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난다. 경매시장에서 HUG가 일반인보다 비싸게 주택을 산다는 의미다.

정책자금 통한 무분별한 시장개입 경계를

HUG는 2024년 5월부터 선순위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포기하는 특별매각조건을 부여하며 직접 낙찰받는 데 2558억을 사용했다. HUG가 높은 가격으로 주택을 취득하면 손실이 자산으로 전환되어 장부상 손실의 규모를 줄일수 있을지 몰라도 부동산시장과 HUG의 경영에는 악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

임차인의 보증금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는 오히려 전국적으로 전세사기를 창궐하게 하여 청년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쳤다. 정책자금을 통한 정부의 무분별한 시장개입이 얼마나 변동성을 폭증시키고 큰 부작용을 초래할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공적자금이 취약계층을 위한 안정적 임대주택 건설에 활용되기는커녕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는 데 악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때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