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4월 18일’ 넘기면 국정 마비 온다

2025-03-31 13:00:29 게재

두 재판관 퇴임 후 ‘대행체제’ 장기화 우려

심리적 내전 상태 갈수록 격화, ‘예측불허’

핵심은 ‘마은혁 임명’, 열쇠는 ‘한 권한대행’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임계점이 다가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12.3 계엄사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고 있다. 변론을 종결한지 한달을 넘어섰다. 자칫 두명의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을 넘어서면 국정이 마비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관들 사이에 의견조율이 안돼 인용도, 기각도 못하는 상황으로 파악한다. 해법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이다. 열쇠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여야 지도부와 핵심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헌법재판관 8명의 의견이 인용 5명 대 기각 또는 각하 3명으로 갈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석은 제각각이다.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기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각을 주장하는 재판관의 양심에 따라 내란사태를 외면한 기각 선고문을 도저히 쓸 수 없어 머뭇거리고 있다고 추측한다.

일부에서는 5대 3일 경우 마 후보자 임명 여부가 인용과 기각을 가르는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고에 주저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변론종결 이후 30일을 넘어서면서 헌법재판소가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고의 지연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는 변론종결 후 14일 만에,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11일 만에 나왔다.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선고가 ‘4월 18일’을 넘기는 상황이다. 대통령 추천 몫의 두 헌법재판관이 퇴임하고 6명만 남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내리기 어렵게 되면서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리더십이 없는 국정 역시 ‘기약 없는 대행체제’로 넘어가면 부동산PF 부실위기, 체감 물가 상승,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약세 등 경제침체와 트럼프 2기의 관세부과 등 통상압력에 따른 대외 수출경쟁력 약화 등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심리적 내전’ 상태가 격화되면서 어떤 식으로 분출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양극단으로 갈려 연일 광장과 여의도에서 충돌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트리거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한 대통령 권한대행이 4월 18일 이후 대통령 추천 몫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하면서 여당 합의를 내걸며 민주당 추천 몫인 마 후보자까지 임명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추천 헌법재판관은 인사청문회 이후 국회 반대에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헌법재판관 구성만 따지면 인용보다는 기각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얘기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헌법재판관 두 명이 퇴임하는 4월 18일 후까지 시간을 끈 후 한 권한대행의 공석 재판관 임명으로 판을 뒤집어 윤석열을 복귀시키려는 반헌법적 음모”라고 했다.

뒤엉킨 실타래의 시작점은 여야가 합의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다. 한 권한대행이 묶어 놓은 매듭을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마 후보자를) 임명하더라도 변론갱신하고, 평의 다시 하려면 4월 18일 이전에 선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제는 헌재가 (두 재판관의 퇴임일인) 4월 18일 전에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준규·김선일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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