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변론종결 35일째 깜깜이…민주 ‘마은혁 임명’ 총력전
“인용 5명 대 기각 3명 염두, 최악 상황까지 고려”
“마은혁 임명해야 보수 재판관 돌아설 명분 제공”
헌법재판관 퇴임까지 고의 선고 지연, 헌재 무력화
더불어민주당이 총력전에 들어갔다. ‘마은혁 투입’이 헌법재판소의 ‘지연 선고’를 깨뜨릴 유일한 해법으로 보고 있다. 헌법재판관 8명이 ‘인용 5명 대 기각 3명’으로 갈렸을 경우까지 상정해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2심 선고일(3월 26일)까지 넘긴 만큼 보수성향의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의힘 등 자신들을 추천한 보수진영의 ‘지연 요구’에 충분히 호응한 만큼 더 이상 늦출 이유도 사라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만 마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보수성향의 헌법재판관들이 명확한 내란 사태에 대해 기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용으로 돌아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마 후보자 임명은 탄핵 기각을 막고 인용을 독촉하는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민주당이 여론 악화를 예상하면서도 마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국무위원에 대한 줄탄핵을 예고하고 실제 실행하려고 하는 이유다. “만약 기각되면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게 온다”는 절박함도 들어가 있다.
31일 서울 지역구의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기각 결정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인용 5명 대 기각 3명’이라는 설도 있고 이미 ‘인용 8명 대 기각 0명’을 결정해 놓고 선고 시기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보수진영에서 추천한 3명 모두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는 전제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이 국무회의도 열지 않고 비상계엄을 발동했고 국회의사당에 무장군인을 진입시키는 명백한 내란에 대해 기각이나 파기 선고문을 작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고뇌에 빠진 보수진영 헌법재판관들이 기각에서 인용으로 돌아설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은혁 임명과 탄핵심판 선고 속도의 관계는 = 민주당이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압박하면서 마은혁 임명을 강조하는 데는 마 후보자 임명으로 탄핵심판 선고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마 후보자는 ‘탄핵 인용’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재판관 8명 중 5명이 인용의견을 갖고 있고 3명이 기각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면 마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인용 6명, 기각 3명으로 결국 ‘인용’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기각 의견을 가진 3명 전체나 일부가 ‘인용’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는 명분을 주는 셈이다.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5 대 3으로 기각할 경우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헌재가 선고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와 일맥 상통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5대 3의 구도에서 빠르게 ‘기각’ 의견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기각 의견을 갖고 있는 헌법재판관들마저 기각 선고문 작성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전날 “(조희대 대법원장 추천) 김복형 재판관, (윤석열 대통령 추천) 정형식 재판관, (국민의힘 추천) 조한창 재판관”을 언급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라. 을사오적의 길을 가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마 후보 임명은 차마 기각으로 결론 내지 못하는 헌법재판관들에게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애초부터 ‘3월 26일 이후 선고 계획?’ = 민주당이 마은혁 임명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애초부터 보수진영의 요구가 ‘3월 26일 이후’였다는 심증 때문이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민주당 추천 몫인 마 후보자만을 뺀 채 민주당 추천 정계선 후보자, 국민의힘 추천 조한창 후보자만을 임명했다. 진보와 보수진영 후보자를 각각 1명씩 임명해 보수진영 3명 구도를 구축, 곧바로 ‘인용’쪽으로 기우는 것을 차단했다는 평가다.
그러다가 보수진영이 주요 분기점으로 봤던 ‘이 대표 2심 선고 유죄 판결’이 ‘전부 무죄’로 결론나면서 기대가 무너졌고 더 이상 선고시기를 미룰 수 있는 명분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주목하는 대목은 2명의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을 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4월 1일’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 후보자 임명 마지노선으로 제안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엔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했다. 초선의원들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국무위원들은 모두 탄핵하겠다고 했다. 초강수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후임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엔 임기를 자동연장하는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이유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18일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고의로 지연해 헌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속셈”이라며 “2명이 퇴임한 뒤 대통령 몫의 2명을 새로 임명해 헌재의 기각 결정을 만들려는 공작”이라고 했다. 이어 “내란 획책의 국정 혼란 중심에 한 대행이 있다”며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이 정권을 찬탈하게 도운 최규하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