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덜먹고 덜쓴다…외식·나들이도 줄였다
2월 의복비 1.7%·식료품비 6.3% 줄어
오락·취미비용 11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소비자들이 옷과 신발, 음식료품 등의 지출을 줄이며 덜먹고 덜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위와 정국불안까지 겹쳐서 공연관람과 외식·나들이도 줄였다. 내수부진 장기화에 내란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생긴 국민들의 소비대응으로 풀이된다.
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2월 소매판매액 총지수가 1.5% 증가하며 부진하던 내수가 반짝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따져보면 국민생활과 밀접한 내수는 여전히 부진다. 주로 실생활용품 소비와 관련된 준내구재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비내구재의 소매판매액 지수도 2.5% 줄었다.
준내구재에는 예상 사용수명이 1년 내외인 의류, 신발, 소형가전 등이 포함된다. 비내구재는 그보다 짧은 음식료품, 수도, 휘발유 등의 재화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주요 생필품이 모두 포함되는 셈이다.
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는 지난해 12월 1.0%, 1.5% 각각 상승하며 회복 기미를 보였으나 올해 1월 감소한 뒤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내수 경기 부진에 탄핵 사태 등 정치적 불안이 더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가계가 준내구재 소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준내구재 가운데 의복이 1.7%, 신발 및 가방이 8.7% 줄었다. 2월 내내 평년보다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겨울 옷도, 봄 옷도 덜 산 것으로 분석된다. 오락·취미·경기용품 소비도 6.5% 감소했다. 2013년 12월(-10.3%) 이후 1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이다.
비내구재 가운데는 음식료품 소비가 6.3%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이고, 감소율은 지난해 2월(-6.6%)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의약품과 화장품은 각각 0.4%, 0.8% 줄었고 차량 연료는 1.0% 감소했다.
실제 숙박·음식점업은 3.0% 줄어 2022년 2월(-8.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연말 항공기 사고, 내란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2월 이후 매달 줄고 있고 최근 넉 달간은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결국 보조금 집행 영향으로 내구재인 승용차 판매가 ‘반짝 반등’(13.5%)한 것을 제외하면, 2월에도 덜 먹고, 덜 입고, 덜 쓰는 소비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술·스포츠 서비스업(-9.6%), 정보통신업(-3.9%) 생산도 모두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1월 대비 기저효과로 소매판매액 지수가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내수 회복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