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사법부 불신’과 위기의 한국경제

2025-04-01 13:00:02 게재

한국경제가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저성장의 구조적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에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쳐서다. 여기에 ‘관세전쟁’을 선포한 미국 트럼프행정부도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를 옥죄고 있다.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는 세계에 한국에 대한 인식을 나락으로 몰고 갔다.

한국은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정치·경제 모범국으로 인정받았다. 식민지를 경험한 나라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진국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단 한번의 계엄선포로 대한민국의 위상은 급락했다. 세계가 한국을 ‘아프리카 후진국에서나 가능했던 친위쿠데타의 나라’로 의심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작동원리는 신뢰다. 신뢰와 신용이 있어야 무역도 금융거래도 가능하다.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클 수 있었던 근거도 신용이다. 그 한국의 신용이 계엄 한방에 허물어지고 있다. 기초적인 정치·경제시스템도 돌아가지 않는 나라와 어떤 나라가 믿고 거래를 하겠는가. 계엄 직후 한국 돈의 가치나 해외시장에 상장한 한국기업의 주식값, 한국의 국채가격이 급락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계엄 발령 6시간 만에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빠르게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소추하자 이런 ‘한국의 가격’은 반등했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정치경제시스템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내란의 시간’이 길어지고 국론이 분열되면서 다시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불안정한 정치상황은 트럼프의 도발적 ‘관세전쟁’에 제대로 대응할 여력도 주지 않고 있다.

길어지는 내란상황의 핵심에 제 역할을 못하는 헌법재판소를 포함한 한국의 사법부가 있다. 지귀연 판사는 ‘구금일수는 날로 계산한다’는 법조문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해 윤 대통령을 석방, 내란상황 장기화에 힘을 보탰다. 온 국민이 그날 내란의 상황을 생중계로 지켜본 상황에서도 헌법재판소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

국민들의 사법부 불신은 심각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법률에 따라 엄정히 판단해야 할 사법부가 ‘개인 정치소신’에 따라 법해석을 재단하고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절차를 ‘정치화된 헌재’에 맡길 게 아니라 법을 고쳐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국민이 사법부에 절대적 권위와 권한을 주는 이유는 사회질서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사법부가 국민 불신을 받게 되면 한국의 정치·경제시스템은 뿌리까지 흔들린다. 한국경제에 대한 세계시장의 신뢰도 회복하기 어렵게 된다. 이제는 사법부가 답을 해야 할 때다. 사법부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결국 국민이 나서는 비상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성홍식 재정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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