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글로벌파운드리-대만 UMC 합병 검토
성사시 세계 3위 올라
“각종 걸림돌” 예상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가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성사될 경우 반도체 수탁제조(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업체가 될 수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31일 “글로벌파운드리와 UMC가 합병하게 될 경우 아시아와 미국 유럽에 걸쳐 생산거점을 갖춘 미국 기반 거대한 기업이 탄생한다”며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고 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범용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경제적 규모를 갖춘 기업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취재원들을 인용한 닛케이에 따르면, 양사의 합병 논의는 약 2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미국과 대만정부도 합병 논의를 알고 있는 상황이다.
합병이 실현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두 기업 모두 자본지출 부담이 크고 경기에 민감한 사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UMC 인수에 필요한 현금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거액의 빚을 내거나 대규모 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두 기업의 합병 방식을 둘러싼 복잡성, 누가 지배하느냐 등의 문제를 넘어 지정학 역시 합병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우선 글로벌파운드리와 UMC의 합병은 대만과 중국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정부는 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하려는 인텔의 시도를 무산시킨 바 있다. 그리고 대만정부도 글로벌파운드리가 주도권을 가져가는 합병에 선뜻 찬성할 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닛케이는 “결과와 상관없이 글로벌파운드리와 UMC 합병 논의는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열망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대만은 매출 기준 세계 2위 반도체경제를 구축한 나라다. 반도체제조 장비·재료 협회(SEMI)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범용반도체 생산 시장에서 대만은 약 44%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중국은 31%, 미국은 5% 수준이었다. 범용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인프라에서 방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요 부문에서 사용된다.
1980년 창립한 UMC는 대만의 첫번째 반도체제조사로 자국내 1만5000명 이상의 직원을, 전세계 공장을 합하면 약 2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UMC는 퀄컴과 엔비디아, 미디어텍, NXP, 인피니언 등 굴지의 반도체 개발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2023년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TSMC의 최대 주주는 정부소유 국가개발펀드(NDF)인 반면, UMC의 정부 관련 투자자는 근로연금펀드(LPF)로, 지분은 1.59%에 불과하다.
글로벌파운드리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지배주주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투자회사다. 한 반도체기업 CEO는 닛케이아시아에 “미국인이 소유하지 않은 반도체기업을 미국정부가 전적으로 지지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UMC는 지난해 2323억대만달러(약 10조3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익은 472억대만달러(2조1000억원)였다. 반면 글로벌파운드리는 67억5000만달러(약 10조원) 매출에 순손실 2억6500만달러(약 4000억원)였다. 두 기업은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각각 약 5%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 시가총액은 약 200억달러, UMC는 170억달러 규모다.
글로벌 범용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생산규모를 키우면서다. 지난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기업 중신궈지(SMIC)는 매출 기준에서 UMC를 넘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중신궈지 시장가치는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미국 온세미컨덕터 등은 물론 NXP와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선도적인 유럽 반도체기업들을 넘어섰다.
한편 닛케이는 “양사간 합병논의와 관련한 보도에 글로벌파운드리는 답변을 피했고, UMC 최고재무책임자(CFO) 류치퉁은 ‘현재 합병관련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