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헌재 구성 놓고 ‘내 편 심기’ 충돌

2025-04-01 13:00:04 게재

국민의힘, 후임 ‘보수’ 재판관 지명 검토

민주당 ‘권한대행은 임명 불가’ 법안 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헌법재판소 구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 성향 재판관을 새로 지명하려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을 막고, 퇴임을 앞둔 두 재판관의 임기를 자동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4월로 넘어온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3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국회와 대법원이 선출하거나 지명한 재판관에 대해 대통령은 7일 이내에 임명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임명한 것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된 뒤에도 후임자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임기 자동연장’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몇 달째 ‘미임명’ 상태로 놓여 있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문제를 해소하고, 오는 18일로 예정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 만료에도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가 재판관 9명의 완전체를 갖출 수 있고, 18일이 지나도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 문·이 재판관이 임기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민주당 단독 처리로 통과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위헌적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에 나와 있는 재판관 임기를 (법률로)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것은 법치 훼손을 넘어 국가 기반을 흔드는 발상”이라면서 “헌법에 보장된 것을 일반법으로 치환해 개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임기 자동연장’ 법안에 맞서 ‘임기연장 불허’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헌법 제112조제1항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현행법 제7조는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연임할 수 있고 정년은 70세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한 재판관은 그 후임자가 임명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함을 명기함으로써 현행법에 대한 해석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 3명을 임명하는 것외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에서 문·이 재판관 후임 지명을 추진하려 하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4월 18일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 지명 문제를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금지하는 민주당의 법안 추진에 대해 “명백히 위헌적 법률”이라며 “대통령의 헌법기관 구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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