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4일 ‘파면이냐, 복귀냐’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 인용시 파면
3인 이상 기각·각하하면 직무 복귀
전문가들도 인용·기각 의견 나뉘어
오는 4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될지, 직무복귀할지 결정된다. 재판관 8명 중 6인 이상 탄핵을 인용하면 즉시 파면되고, 3명 이상 탄핵을 기각 또는 각하하면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파면에 무게를 두면서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이 나오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기각이나 각하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일 취재진에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4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핵심판 선고는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는 38일 만이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변론 종결 후 각각 14일, 11일 만에 선고된 것과 비교하면 3배 정도 걸린 셈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관들은 1일 오전 10시 재판관 평의를 열고 각자 의견을 밝힌 뒤 의견 분포에 따라 주문을 정하는 평결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평의는 약 30분 만에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과 전날까지 평의를 거쳐 쟁점 검토를 사실상 마쳤고 이날은 각자 의견을 밝힌 것으로 추정된다. 헌재는 이후 국회와 윤 대통령 양쪽에 선고일을 고지하고 언론에도 발표했다. 이는 헌재가 평결을 거쳐 최종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이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기각·각하할지를 정하는 최종 결론인 주문도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들은 3일 늦은 오후까지 최종 결정문을 다듬는 작업을 계속할 전망이다. 법정의견 외에도 반대의견과 별개·보충의견을 어떻게 기재할지, 판단의 근거를 어느 범위까지 밝힐지 등을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
결정을 선고하는 4일 오전에는 따로 평의를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판장이 심판정에서 읽을 결정문 요지, 언론에 배포할 보도자료를 다듬는 작업 등은 당일 오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헌재법에 따라 헌재는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파면 결정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게 위배한 때’라는 요건이 선례를 통해 정립됐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유지·해제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 판단한다. 이후 더 이상 공직에서 직무집행을 하도록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위법행위가 중대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수준이라면 탄핵소추를 인용하고, 반대의 경우 기각한다. 국회의 탄핵소추가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각하할 수 있다. 국회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어겼다는 이유로 탄핵심판에 넘겼다.
윤 대통령측은 비상계엄은 ‘경고성’이었고 선포·유지·해제 과정에서 법률을 지켰으며 ‘정치인 체포’나 ‘의원 끌어내기’ 등을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11차례 변론을 열어 양쪽의 주장을 들었고 16명의 증인을 신문했다.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전 사령관 등 군 지휘관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관여자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월 25일 마지막 변론에서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계엄 선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재판관들에게 “윤 대통령을 파면해 헌법 수호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라고 말했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기각·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파면 결정에는 현직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결정이 탄핵 인용이냐, 아니면 기각·각하를 두고 전망이 분분하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선고기일을 잡았다는 것은 재판관들이 어느 정도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판관들은 모두 20년 이상 법조계에 몸을 담으신 분들이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탄핵 인용에 무게를 실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두 재판관(문형배 이미선) 임기 만료 전에 선고기일을 잡은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재판관들이 더이상 시간을 끌어봐야 의견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있는 그대로 결론을 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각이나 각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을 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탄핵 인용일지, 탄핵 기각이나 각하일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편 헌재는 4일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해 방송사의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때도 헌재는 생중계를 허용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