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로 소송비 지출, 업무상 횡령”
대법, 총신대 전 총장 유죄 취지 파기환송
“교육 외 목적으로 사용한 행위에 문제”
학교법인의 소송 비용을 교비에서 지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영우 전 총신대 총장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가 성립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총장의 상고심에서 업무상 횡령 혐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김영우 전 총장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교비회계에서 수천만원을 변호사 비용, 소송 비용, 법률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지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립학교법상 학생 등록금 등으로 조성된 교비회계는 학교 운영·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고, 다른 회계에 전출·대여하는 것은 금지된다.
대학교 총장이 교비회계 자금으로 학교 교직원 인사 관련 소송 등의 소송비용(특히 변호사 비용)을 지출한 경우, 이러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죄 및 사립학교법 위반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소송비용 약 2800만원을 교비회계로 지출한 데 대한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김 전 총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학교법인을 위해 교비회계를 전용한 만큼 불법영득의사(위탁취지에 반해 권한 없이 처분하려는 의사)가 없다고 보고 업무상 횡령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 전 총장에게 업무상 횡령죄 역시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교비회계 자금은 대학의 학교 교육과 직접 관련된 세출 항목에만 지출해야 한다’는 학교법인 본인의 위탁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 사용이 개인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학교법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한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업무상횡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업무상횡령죄와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이를 지적한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학사 운영에 관한 법률 자문료 2200만원과 설 선물 세트 구입 비용 4500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는 학교 교육에 필요한 지출이란 점이 인정돼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