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용 칼럼

민주주의 전진과 독재시대 회귀 기로에 섰다

2025-04-02 13:00:19 게재

대한민국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빨리 이뤘다. 이에 몇년 전 “어느날 깨어보니 선진국이 되었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그런데 절대 다수 국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지내던 넉달 전인 12월 3일 한밤중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국회의사당 안과 중앙선관위에 특전사 요원 등이 난입하는 내란이 벌어지다니.

분노한 국민은 다시 광장에 모였다. 그 분노와 새롭게 선보인 응원봉의 ‘빛의 혁명’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됐고 뒤이어 감방에 수감됐다.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들은 3월 초중순이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져 윤석열 대통령이 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국민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윤석열씨는 대통령이다. 그는 내란수괴 혐의에도 불구하고 ‘법 기술자’들에 의해 감방에서 풀려났다. 이에 고무된 듯 극우인사 등은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비상계엄이 ‘계몽령’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기까지 했다.

비상계엄 직후에는 풀이 죽어있던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헌재의 탄핵심판 기각 또는 각하를 기대하며 “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늦추느냐”고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불과 몇달 전 탄핵심판이 빠르다며 헌재를 공격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에 국민들은 경악했다.

반면 헌재의 탄핵선고가 늦어지면서 탄핵을 기대하던 국민은 답답함을 넘어 분노와 불안을 함께 호소하고 있었다.

4월 4일 헌재 선고 후 달라질 세상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은 기우였던가. 사필귀정인가. 국민들의 기다림과 분노에 헌법재판소가 응답한 것이다. 헌재는 1일 드디어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을 선고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다수 국민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헌재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역사는 준엄하고 정의는 승리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국민의힘 의원과 극우 유투브들은 보수적인 헌법재판관들에 의해 윤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이나 각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와 법치의 상식마저 무너뜨린 일부 법 기술자와 극우세력, 그리고 그들의 턱없는 언동에 편승한 세력들이 아직도 ‘기각·각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보수의 대표논객으로 이름을 알려온 인사들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은 역사의 순리”라며 국민의 불안감을 달래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들 원로 보수논객은 조갑제 정규재 김 진씨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비상계엄 직후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역적”이라고 비판했고 그동안 윤석열정권을 그동안 감싸왔던 김 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헌재의 만장일치 파면을 장담하며 그렇지 않으면 혁명 수준의 민중항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은 계엄 옹호론자들을 향해 “이념이 아닌 진영의 노예들”이라고 국민의힘 등을 공격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 그를 옹호하는 세력을 ‘가짜보수’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게 분명하다. 그 하나가 빈부양극화 현상과 함께 비상계엄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지역주의다.

또 하나 비상계엄 이후 다수 학자가 주목하는 현상은 ‘또 하나의 윤석열’로 부를 수 있는 한국사회의 특수 지배층 존재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대통령뿐 아니다.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몸보신만 하는 국무위원들, 일류대 법대에 진학해 고시에 패스한 뒤 오히려 법치주의를 흔드는 법 기술자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등 도덕과 품성은 기르지 않고 공부만 잘해 성공한 오만한 엘리트 군상들이 지배하는 게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이렇게 해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헌재의 대통령 탄핵 선고가 늦어지면서 국가는 양분되고 경제는 멍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민들은 밤잠을 설치며 헌법재판관들에게 헌법수호 의지를 보여달라고 하소연하고 항의했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헌재의 기각 또는 각하로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제2계엄령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설사 제2계엄은 아닐지 몰라도 누가 그를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겠으며, 그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것이라고 믿을까. 많은 사람들의 전망처럼 남미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계엄의 겨울’ 끝내고 봄 실감할 수 있길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을 통해 민주주의를 전진시킬 것이냐, 과거 박정희나 전두환 같은 독재시대로 회귀할 것이냐의 기로에 놓여있다. 그 중대한 순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절대 다수 국민은 염원한다. 4일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선고할 것을 학수고대한다. 4일 전국민이 헌재의 선고로 ‘계엄의 겨울’을 끝내고 완연한 봄이 왔음을 실감했으면 한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 나라가 정상을 되찾아 민생과 경제 그리고 외교 위기가 해소돼야 한다.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