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거권 제한’ 법안 잇따라 낸 여당, 속내는

2025-04-02 13:00:42 게재

지난해 권성동, 이달엔 고동진·김미애 의원 발의

외국인 80%가 중국인 … “반중 정서와 맞물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내거주 외국인의 지방선거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0월 권성동 의원이 ‘외국인에 의한 민의 왜곡 방지’ 법안이라며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같은 취지의 개정안이 2건 발의됐다.

1일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 등 외국인의 국내 지방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외국인의 선거권 부여 요건을 현행 ‘영주권 취득 후 3년 이상’에서 ‘대한민국에 지속적으로 거주한 기간이 7년이 경과했을 때’로 기준을 높이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해당 외국인의 본국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 내에서도 해당국 국민에게 국내의 지방선거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영주권자의 체류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 ‘지방 의회의원 및 자치단체장의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다. 고 의원은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의 여러 국가들은 영주권자의 자격으로 거주하는 해외 현지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만 거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인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년이라는 단기간 체류에 따른 선거권 부여가 유권자 측면에서 해당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는 여지 또는 특정 지역에 단기 거주 외국인 영주권자가 집중돼 있는 경우 왜곡된 선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2일 제출한다. 김 의원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서 투표권이 부여되는 외국인의 국내 체류 기간 기준을 10년 이상으로 늘리고, 국가간 투표권 상호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만 지방선거권을 인정하도록 하도록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외국인에 의한 민의 왜곡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낸 바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는 외국인의 선거권 부여 요건을 영주권 취득 이후 대한민국에 지속 거주한 기간을 5년 이상으로 하고, 그 외국인이 속하는 국가에서 우리나라 국민에게 해당 국가 선거권을 부여하는 경우에만 지방선거 선거권을 부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외국인 선거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거주 외국인 중 중국인이 증가하는 가운데 보수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중·혐중 정서에 편승한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보수 색채를 가진 당은 기본적으로 국수주의적 국가주의적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그런 법안이 나오는 것은 혐중, 반중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면서 “특히 2030세대의 반중 정서가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친중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월말 기준 국내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 영주권자 약 14만명 중 81%인 11만 3500여명이 중국 국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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