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상법 개정 공방’에 소환된 한화
한화에어로 3조6000억 규모 유상증자 이어
김승연 회장, 세 아들에 ㈜한화 지분 증여해
이재명 “주가 떨어진 모회사 지분 자녀에 증여”
더불어민주당이 ‘소액주주 권한 보호’를 위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이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원점으로 돌아간 가운데 정치권이 한화그룹의 최근 행보에 주목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이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게 지분을 증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같은달 31일 김승연 회장은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해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화그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사실상 한화그룹과 김 회장을 겨냥한 듯한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최근 어떤 상장회사의 3조6000억원 유상증자 발표로 하루 만에 회사 주가가 13% 하락하며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같은 날 모회사의 주가도 12% 넘게 하락했다”면서 “그런데 오늘 모 그룹 총수께서 주가가 떨어진 모회사의 지분을 자녀에게 증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는 증여세에 영향을 미치니 낮아진 주가로 증여세를 절감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위 상장회사가 얼마 전 자녀소유 회사에게 지분매매 대가로 지급한 돈이 증여세의 재원이 될 거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들이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유상증자, 물적분할 등을 진행하며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로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이 확대되면 소액주주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을 할 경우 대표이사 등이 배임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