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낙하산 사외이사' 논란

2011-02-22 11:15:16 게재

시민단체 "모두 총수 일가와 이해관계자"

"대주주나 경영진 견제역할 기대 못해"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KCC가 총수일가 또는 회사측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KCC 이사회가 상정한 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사외이사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것이다.

현 사외이사로서 재선임 여부를 묻게 되는 공석환 후보는 지난 2003년 12월 지배주주 이해관계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인수를 위한 공개매수 의사결정에 동의한 전력이 있다.

이는 지배주주나 회사측을 감시·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 역할과 어긋난 의사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또 공 후보는 서울 용산고 출신으로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아들인 정몽진·정몽익 대표이사 등 지배주주 일가와 같은 동문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사외이사가 연임을 통해 모두 9년을 초과해 선임된 경우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공 후보는 지난 2003년 사외이사에 최초 선임됐기 때문에 이번에 재선임될 경우 9년을 넘기게 된다.

현 사외이사인 정종순 후보는 1970년대부터 KCC에 재직했다. 지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회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신규선임 후보로 추천된 이정대씨는 지난 1994년 KCC(당시 금강고려화학) 생산본부장(전무이사)을 맡은 바 있다.

정 후보나 이 후보 모두 회사에 임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공석환·정종순·이정대 후보 모두 객관적인 경력상 대주주나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할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또 정종순·공석환 후보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KCC 이사회는 이사 보수한도를 전년과 같은 50억원으로 상정했다. 이에 대해서도 연구소는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임원의 보수는 주주들이 임원들을 평가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정해져야 한다는 게 연구소측의 지론이다.

KCC는 과거 개별 이사들에게 지급한 보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보수를 결정하는 절차나 기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KCC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5일 오전 9시 서초동 소재 KCC 본사 지하1층에서 열린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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