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시 환경부와 협의를 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부와 지경부가 지난달 확정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두고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는 게 타당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경우 방사선(원자력), 온실가스 및 아황산가스(화력) 등 환경과 민감한 관련이 있으므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는 게 적절하다"며 "도로정비 기본계획, 댐 건설 장기계획,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등이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임을 고려할 때 형평성 차원에서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법 제 12조에 따르면 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행정기관의 장은 환경부 장관 등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 의견을 들어야 한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면 계획 수립 시 환경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은수미 의원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각종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환경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검토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문제"라며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 중앙행정기관과의 장과의 협의절차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2일 환경부와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최종 확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이례적으로 "지경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시행되면, 대기오염을 심화시키고 온실가스 감축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전, 지경부에 사전 협의를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개별 발전 설비에 대해 전략환경평가 수준의 환경영향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반면, 지경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시 법적으로 환경부와 사전에 협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수립 전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전력 수급 안정 문제를 고려해 수립한 정책이다. 환경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전력수급 안정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은수미 의원은 "많은 법률에서 국가계획의 수립을 명기하고 있으나 정작 계획의 타당성이나 계획의 실천여부 등에 대한 점검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향후 국회 차원의 이행결과 평가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