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 갈등 재점화

2013-04-19 12:02:35 게재

인천시, '매립지 영구화' 서울시에 '엄중 항의'

서울시 "인천시 대화 불응해 합의점 못 찾아"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을 둘러싼 인천시와 서울시의 갈등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시의 태도를 비판하는 대시민 홍보전에 나섰고 인천시는 서울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겹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힘겨루기로 가는 양상이다.

서울시 "김포매립지(?)를 인천시가 막아" = 서울시는 4월호 반상회보인 '서울사랑 127호'에 매립지 사용기간 연장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글과 전문가 기고를 게재했다. 서울시는 이 글에서 "수도권 주민들의 노력으로 아직까지 매립공간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와 인천시민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매립지를 계속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인천시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 "다른 매립지를 만들 경우 3조2000억원 이상의 건설비와 상상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며 매립연장의 당위성을 홍보했다.

서울시는 이어 "대체매립지를 만든다고 해도 공사기간이 10년이나 걸려 쓰레기 대란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홍보물 30만장을 제작해 배포했으며, 지하철 전광판을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을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처럼 시민 홍보전에 나선 것은 더 이상 인천시와의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고 있어서다. 실제 홍보물에서도 "모든 관계기관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다름아닌 시민"이라고 했다. 즉 서울시민의 여론으로 인천시를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정부(환경부)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효과도 노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립지 사용기간 연장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다 인천을 설득하기 위해 테마공원 조성, 아라뱃길을 활용한 쓰레기 운송 등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지만 정작 인천은 지난해 8월부터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인천시를 압박했다.

인천 "박원순 시장이 나서라" = 하지만 인천시는 서울시의 이런 움직임을 '도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송영길 시장은 18일 시정일기를 통해 "자기들의 쓰레기를 남의 동네에 버리는 행복한 지금 상황을 계속하겠다는 데 반대할 서울시민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마치 일본 제국 정부가 일본인들에게 식민지 지배를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홍보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인천시는 이날 서울시에 항의 공문을 보내 "1996년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약속한 바와 같이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반드시 종료해야 한다"고 단정지었다.

인천시는 또 "(서울시는 홍보물에서) 인천에 있는 매립지를 김포쓰레기매립지라고 표현해 마치 김포시 관할인 것처럼 왜곡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20년 동안 악취·소음·분진 등 고통을 감내해온 290만 인천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매립지 주변 주민들의 환경피해는 고려하지 않는 전형적인 지역이기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반입량은 1일 1만6500여톤으로 서울이 44.5%, 경기 38.9%, 인천 16.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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