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헤치고 고물 쌓던 땅, 생명의 숲으로

2014-02-28 11:31:25 게재

전국 훼손된 도심숲 20곳 '자연마당' 변신

전북 익산시 고봉로 7길(영등동) 소라산. 영등·남중·신동에 걸쳐 26만5000㎡에 소나무숲과 산책로가 일품인 곳이다. 산이라기보단 숲이 있는 언덕에 가깝다. 경사도가 워낙 낮아 동쪽 구릉은 불법으로 밭을 조성하거나 집을 짓는 등 적잖이 훼손됐다. 곳곳에 맨땅이 드러나면서 폭우가 내길 경우 도로나 인근 주택가 등으로 흙이 쓸려내려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익산시는 오는 3월 5일부터 이곳을 생태숲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한다. 심각하게 훼손된 5만5000㎡에 2015년 말까지 생태습지·숲·체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사진 참고) 지난해 7월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30억원 전액을 정부가 부담한다. 익산시 환경위생과 박기성 담당은 "사유지 주인들도 '도심 숲을 살리자'는 취지에 흔쾌히 동의했다"면서 "인근 주민들도 내년이면 진귀한 자랑거리가 생겨난다고 반긴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2012년부터 도심의 훼손된 생태공간을 복원하는 '자연마당'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심내 숲의 생태계의 건전성 확보와 생태체험, 특정생물종 보호 등을 목적으로 한다. 기존 도심공원이나 녹지가 시민편의성이나 녹지보존에 중심을 둔 것과 대비된다. 2017년까지 전국 20곳에 자연마당을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서울 중계동, 부산 용호동, 대구 불로동을 대상지로 정해 올해말 조성사업이 완료된다. 3곳 모두 도심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훼손되거나 불법경작이 횡행하던 곳이다.

올해는 익산 소라산과 인천 서구 연희동 용두산 자락에서 자연마당 조성사업이 시작된다. 용두산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청라지구, 산업단지와 연결된 곳으로 폐자재·고물이 방치되고, 묘목장 등으로 본래 모습을 거의 잃어가고 있다. 3월 4일 착공식을 갖고 내년까지 습지, 모래톱, 초지 등을 조성해 생물서식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환경부는 올해 지자체 수요조사를 거쳐 3월 중에 자연마당 3곳을 추가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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