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길 등에 곡물수입운송 의존

2020-04-09 19:50:05 게재

식량공급망 위기 취약

"국가필수선박 늘려야"

해외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입곡물 운송도 카길 등 글로벌 곡물메이저에 의존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8일 팬오션 농협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하는 연간 2000만톤 규모의 곡물 중 1500만톤은 해외에서 수입한다.

수입곡물은 해상운송을 통해 들여오지만 국내 해운기업을 통해 들여오는 비중은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60% 이상은 카길 에이디엠(ADM) 드레퓌스 벙기 등 곡물메이저기업 물류에 의존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협은 사료용 곡물로 옥수수 800만톤, 소맥 7만700~8만톤 정도를 매년 수입하는데 국내 해운기업이 아닌 카길 등을 통해 들여온다"고 밝혔다. 농협은 수송망 다양화를 위해 국내 해운기업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해운기업 중 수입곡물 운송은 팬오션이 대부분 담당한다. 팬오션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곡물 중 500만톤 가량을 사료용과 제분용으로 수송한다"며 "곡물운송에 사용하는 선박은 60~70척"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비상사태 등에 대비해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국가필수선박에 대한 관심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발행한 '곡물 공급망의 위험과 시사점'에서 "유사시에 우리 곡물자원을 운송할 수 있는 곡물운반선사를 국가필수선박 제도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 국민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임을 일깨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기준 국가필수선박으로 지정된 곡물운반선은 29척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내일신문과 인터뷰(3월 23일자 보도)에서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가필수선박) 규모가 줄어들어 지금은 70여척 수준으로 운용 중”이라며 “올해부터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참여 선사와 선박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규모를 회복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가필수선박에는 외국인 선원 승선이 제한되고, 이에 따른 선원급여 부담은 정부가 보상한다.

비상상황에서 수입곡물을 안정적으로 수송하기 위해서는 해상운송 뿐 아니라 곡물생산 현지의 물류망을 포괄적으로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민간기업과 합작해 글로벌 곡물메이저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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