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부자들이 금융자산 14% 차지
7년새 금융자산 200조 늘어
'피케티 열풍' 이유 있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0.33%의 부자들이 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의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B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2014 한국부자 보고서'에서 추산한 수치다. 이 지표는 금융자산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한국사회 불균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마 피케티 열풍이 불고 있다.
피케티 주장의 핵심은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높으면 자본의 집중도가 심해져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양극화 실상은 이 주장과 맞아 떨어진다.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의 숫자는 전체 인구의 0.33%. 약 16만7000명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369조원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KB국민은행 고액거래자 분포 등을 활용해 추정한 수치다.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총액은 연구소 시계열 자료가 존재하는 2006년 말(145조원) 이후 7년 새 2.5배나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0~20%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게 주된 원인이다.
전체에서는 얼마나 차지할까.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개인(가계 및 비영리법인)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2636조원이다. 이중 부자들이 가진 자산은 369조원로 이는 전체 금융자산의 14.0%에 해당된다.
총 개인금융자산 중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 역시 2006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말에는 이 비율이 9.5%로 10% 이하였지만 2007년 이후 10%대를 돌파했고 2012년에는 15%에 육박하는 14.8%까지 갔다가 지난해 14.0%로 다소 감소했다.
김희규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총 개인금융자산 중 부자 금융자산 비중은 2006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013년에 다소 비중이 하락한 것은 양적완화 등의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부자들이 자산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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