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230만, 지난해 1조3400억원 지출
초기 치료 방심해 100만명이상 합병증에 고생 … 과식, 과음, 운동부족이 주요인
치료약이 없어 여러 후유증까지 남기며 우리를 괴롭히는 당뇨병. 지난해 230만명 이상이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았다. 일단 발병하면 자연 치료가 되는 경우가 5%미만으로 철저히 자기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당뇨병은 혈당치를 내리는 인슐린의 작용이 떨어져 혈액 속에 포도당이 많이 쌓이게 되면서 신체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이 생기면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고 소변이 잦은 증상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에서 무서운 것은 처음에는 자각 증상이 없다가 방치하면 병세가 악화돼 합병증이 생긴다는 점이다. 합병증은 온 몸 장기에 발생하지만 대표적으로 신장질환, 망막증, 신경 장애로 나타난다. 실명이 되거나 인공투석을 받아야 하거나 다리가 썩어 들어가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받은 231만명이 진료비 1조3415억원을 사용했다. 60대가 61만5000명이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다. 30대가 7만7000명 진료받았지만 40대에서 28만4000명, 50대에는 61만8000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또 남녀모두 30대부터 크게 늘어났다. 30대부터 당뇨병을 예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한 먹는 습관, 운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만약 발병시 적극적으로 양한방협진을 통해 합병증을 다스려야 한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당뇨예방 지름길 = 당뇨병은 부모 중 당뇨병을 앓거나 고열량, 고지방 등을 과식, 과음, 운동부족이 심한 경우에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10%는 당뇨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추정된다. 또 과거에는 노동과 운동을 많이 하고 적게 먹었던 시절에는 당뇨병이 적었지만 최근 30년간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당뇨병이 쉬이 나타나고 있다.
운동부족, 비만한 체형, 복부비만, 고지방·고열량식사, 당분이 많은 음식, 가공식품, 밀가루 가공음식 등이 당뇨병을 증가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혈당조절 안하면 실명·다리절단·사망에 이를 수도 = 따라서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 등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남자는 허리둘레 85cm, 여자는 80cm 아래로 유지한다. 고지방식과 육식은 줄이고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먹는다. 매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수영, 계단 오르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다. 가족 중에 당뇨환자가 있으면 30세 이후에는 해마다 공복혈당 검사를 하도록 한다. 만약 공복혈당이 110mg/dl이상이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다.
당뇨병 초기부터 혈당조절을 잘 해 병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혈당조절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에 고생하게 된다. 당뇨합병증으로 신경병증을 동반하는 경우, 망막병증이나 백내장 등 눈 합병증, 말초혈관·순환장애 합병증, 궤양, 괴저 등 다발성 합병증, 신장질환 합병증이 있다. 2013년 전체 환자 중 100만명 이상이 합병증으로 진료 받았다.
특히 눈 관련 합병증은 2008년 23만명에서 2013년 31만명으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발이 저리고 통증이 있는 당뇨성 신경병증 환자도 28만명으로 많았다.
◆혈당 내리는 양약 사용이 기본 = 합병증 중에는 신경병증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팔다리 말단의 감각이 둔해져 상처가 나도 잘 알지 못한다. 근육이 위축되거나 현기증, 발기부전 등 자율 신경 장애가 나타난다. 당뇨성 망막증은 눈 망막의 혈관이 혈당이 높은 상태가 계속돼 손상되고 출혈이 되거나 시력이 약해져, 경우에 따라 실명 할 수도 있다. 당뇨성 신부전증은 신장의 사구체 모세혈관이 나빠져 생긴다. 이는 인공투석을 받아야만 하는 상태가 된다.
일반병원에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과 더불어 혈당조절을 위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생약인 메트포민 등 효과적인 약물이나 인슐린의 직접 자기 주사치료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주치의제적인 제도가 발달된 영국,프랑스 등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등을 확인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당뇨병환자들은 생활관리를 스스로 챙겨야 하기 때문에 혈당조절에 실패하고 합병증을 얻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슐린을 너무 많이 투여하거나 제 시간보다 늦게 투여하는 경우, 식사량이 부족하고 또 늦는 경우, 운동량이나 활동량이 갑자기 늘어 났거나, 술을 마셨을 때 저혈당이 나타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저혈당이 생기면 배가 고프고, 온 몸이 떨리며 기운이 없다. 식은 땀이 나며 심장이 뛰고 불안해진다. 입술 주위나 손끝이 저리게 된다.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오고 의식이 흐려지며, 심하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한방치료는 저혈당의 위험없이 식후 혈당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된다.
◆당뇨 전단계, 초기, 합병증에 한방 효과 높아 = 이병철 경희대 한의대 내과 교수에 따르면, 혈당관리는 혈당을 내리는 양약처방을 기본으로 하되 양약으로 혈당관리가 원활하지 않는 경우나 예방단계와 당뇨합병증에 한방치료가 효율적이다.
예를들면, 당뇨병으로 신경이 손상된 통증성 말초신경병증에 침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고령환자가 당뇨로 피로감을 많이 느낄 경우 팔미지황원을, 변비나 가려움이 심한 경우는 방풍통성산을, 오한에는 우차신기환 등을 사용한다. 또 입의 갈증이나 손발이 화끈거리는 경우에는 백호가인삼탕을 사용해 환자의 자각증상과 합병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세계적 학술지인 임상내분비 대사학회지에 '12개월간 당뇨 전 단계 환자들에게 한약을 복용시키면 당뇨로의 진행을 50%가까이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올해 2월 발표되기도 했다. 중국 중서결합의학회지에 지난해 한약의 혈당강하제 효과와 관련된 연구 보고에서 '혈당강하제와 한약인 육미지황원을 같이 투여하면 혈당과 환자의 치료 반응을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당뇨병은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고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당뇨 전단계, 초기, 합병증 치료에 한방처방을 병행해 치료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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