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기후변화 대응과 창조경제

2014-09-17 12:40:27 게재
지난 4월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40~70% 감축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성공하지 못하면 홍수로 인한 사회기반시설 파괴, 폭염으로 인한 사망, 가뭄으로 인한 물·식량 부족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오래 전부터 듣던 이야기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목표는 거의 폐기된 셈이 됐다. 정부가 최근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 완화, 저탄소차협력금 제도 시행 유예 등의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3일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을 창조경제의 핵심과제로 삼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할 예정이다.

책임 있는 중견국을 자처하고 또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마당에 친환경 정책에 역행하는 정책 시행은 대통령 연설의 진정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적극적 노력은 국제사회에서 솔선수범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결국 무역·통상문제로 옮아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탄소발자국이 찍힌 상품에 탄소세가 물리고 이는 관세장벽이 된다는 얘기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는 선제적 대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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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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