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가 샌다 -2015년 예산안 '문제'사업들 | ⑥중복되는 재외동포 네크워크 사업
해외교민 대상 유사 사업인데 명칭만 달라
대통령 지시에 별도 사업 추진
"교포 '편 가르기' 우려 …폐지해야"
복지지출은 늘려야 하는데 재원은 부족하다보니 무상복지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허투루 쓰이는 돈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 씀씀이부터 아끼는 게 우선일텐데 내년 예산안에도 여전히 불필요한 지출이나 유사·중복 사업 등 낭비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예산감시네트워크가 꼽은 예산낭비사업들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재외동포사회와의 파트너십 사업' 명목으로 6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올초 글로벌 한인 통일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지시한데 따라 외교부가 신규로 추진하는 것으로 재외공관이 동포사회의 네트워킹과 통일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하거나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평화통일외교에 동포사회의 역할을 확대하고, 국제적 통일지지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세부 예산내역을 보면 통일·안보 설명회·포럼·세미나 개최에 4억4400만원, 통일·안보 관련 홍보물 제작 2100만원, 강사초청 여비 1억6000만원 등이다.
통일 공감대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동포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통일부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 계승·발전 공론화 사업'과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상당부분 중첩된다는 것이 문제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공론화 사업에는 내년에 8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는데 이중 3900만원은 해외교민들과의 간담회 등의 용도다.
재외동포사회와의 파트너십 사업은 외교부의 '통일공공외교 사업'과도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통일공공외교 사업은 재외공관별로 통일정책 세미나, 강연회 및 통일주제 홍보 행사 등의 개최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내년 예산안에는 올해보다 7억6000만원이 증액된 10억원이 배정됐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가 예산심의과정에서 재외동포사회 파트너십 사업에 대해 '맞춤형 재외동포사회 지원사업 중심으로 집행하라'는 부대의견을 단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사업과 중복되지 않도록 하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통일공공외교 사업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며 "재외동포사회와의 파트너십 사업은 처음부터 통일보다는 재외공관 중심으로 동포사회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통일부의 사업과도 중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을 보면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목적이 무색하게 일방적인 교육 형식의 세미나와 설명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게 예산감시네트워크의 분석이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기존 사업과 중복되고 사업효과도 의문시된다"며 "오히려 교민 '편 가르기' 등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 사업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체육센터와 개방형 다목적 체육관 건립 사업도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는 사업들이다. 문체부는 수영장과 체육관 등 생활체육시설을 집중 설치하는 국민체육센터와 달리 개방형 다목적 체육관은 학교에 체육관을 지어 지역주민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차별성은 크지 않다는 게 예산감시네트워크의 지적이다.
신원기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활동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수영능력 배양을 위해 수영장을 짓는다며 개방형 다목적 체육관건립 사업 예산을 대폭 늘렸는데 학생들이 수영을 못해 참사를 당한 것이냐"며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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