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건강하게│① 기업건강진단시스템

진단→해법→정책연계로 난제 해결

2014-12-10 00:00:01 게재

만족도 높아 신청 기업 매년 늘어 … 종합검진 후 매출·영업이익 '쑥'

건강은 예방이 최고다. 많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이유는 병을 조기에 발견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업에도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다. 따라서 기업도 정기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숨겨져 있거나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야 지속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체력을 갖출 수 있다. 국내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훨씬 악화된 환경에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에 건강진단이 매우 필요한 때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기업건강진단사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초석이 되고 있다. 내일신문은 '기업건강진단사업' 현장을 3회에 걸쳐 점검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는 중소제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상위 기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매우 어려워진다. 중소기업들이 혁신하지 않으면 중국 쓰나미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한중FTA 타결 소식에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걱정했다. 김 원장을 비롯한 상당수 중소기업 전문가들은 한중FTA에 환호보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이 제시한 해법은 한결같이 딱 한가지다.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그것이다.

한중 FTA가 아니더라도 국내외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체감도는 1997년 외환위기 상황과 버금간다. 내수침체와 수출 부진에 이어 대기업마저 해외시장서 밀리면서 이른바 '낙수효과'까지 줄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중소기업 125개사는 올해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이는 2009년 이후 5년만에 최대 규모다. 공장가동률도 5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올해 3분기 중소 제조기업 공장가동률은 월평균 70.5%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제조업의 주요 지표들도 계속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부가가치 비중은 50%대 밑으로 추락했고, 수출액 비중도 2009년보다 3.9%포인트 줄어드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들은 생산성과 경쟁력 등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600여명 전문가 현장 투입 = 악화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서 생존하려면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체질과 체력을 갖춰야 한다. 중소기업들도 내부혁신에 나서지만 자금과 핵심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느낄 때 중소기업들은 다양한 정부정책을 활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부정책 중에서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박철규)이 운용하는 기업건강진단은 건강한 중소기업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기업건강진단'은 업종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문제점(기업애로)을 도출한 후 처방전(해법)을 제시하고, 치료를 위한 정책을 연계지원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들이 기업건강진단을 신청하면 경영 및 기술전문가로 구성된 진단팀이 외부 경영환경과 기업 내부능력을 조사·분석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목표를 재설정하고, 기업과 공동으로 경쟁력 향상 실천계획을 수립한다. 중진공은 현재 2600여명의 외부전문가를 두고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경쟁력 향상 실천계획에 의해 정책자금 융자, 연수, 수출 마케팅, 컨설팅 등 중진공을 포함한 14개 기관의 41개 사업을 해당 기업에 맞춰 지원한다.

기업건강진단의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신청이 쏟아지고 있다. 중진공이 지난해 진단을 수행한 실적은 3519건이며 정책자금 지원액은 1조2120억원에 이른다.

◆인사노무관리 진단 툴 내년 적용 = 기업진단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산업연구원의 '정책자금 지원성과 향상사업의 성과분석'에 따르면 2013년 기업진단 사업을 이용한 중소기업의 종합만족도는 평균 88.9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합만족도는 사업의 진행 절차, 진단 인력의 전문성, 연계시책의 적합성, 진단 결과의 유용성 등 부문별 만족도를 종합한 개념으로 동일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종합만족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영성과도 진단을 통해 정책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수진기업)이 받지 않은 기업(미수진기업)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2013년도 수진기업의 전년대비 영업이익률 증가율은 19.3%, 미수진기업의 경우는 8.7%로 나타났다.

(주)성안조명은 최근 3년간 수익이 악화되는 등 위기에 처하자 중진공에 도움을 요청했다. 중진공은 영업의 한계, 체계적인 원가관리시스템 부족, 생산성 효율저하 등의 약점에도 산업의 성장성과 시장성 등 기회요인을 보고 기술개발사업화자금을 지원했다. 성안조명은 진단 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자동차부품용 사출금형 (주)한국몰드도 올해 기업진단을 통해 컨설팅, 연수, 해외마케팅을 비롯한 신성장기반자금 10억원을 지원받아 대형 5축가공기 구입으로 초정밀 금형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러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인도, 브라질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매출액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진공 정연도 기업진단처장은 "중진공은 올해 '인사·노무관리'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툴을 개발하고 내년부터는 실제 적용해 기업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진공의 진단·평가시스템(Dr.System)은 지난 33년간의 중소기업에 대한 진단 및 지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축됐다. 진단·평가시스템은 기업진단과 동시에 원스톱(One-Stop) 연계지원이 가능토록 진단모델과 기업평가모델을 통합한 솔루션으로 특허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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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기업건강진단시스템] 진단→해법→정책연계로 난제 해결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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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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