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학생 등록금으로 자산 늘려
10년간 12조원 증가 … 증가 대학 중 절반, 재단전입금 '0'
지난 10년간 국내 사립대학들의 자산이 12조원 늘었지만 자산이 증가 대학 중 절반은 법인에서 단 한푼의 자산전입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10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책자료집 '박근혜 정부 대학 구조조정 진단과 대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사립 4년제 148개교와 전문대학 123개교 등 271개교의 자산은 2003년 37조원에서 2013년 49조원으로 약 12조원(31.9%) 증가했다.
자산 증가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현금'이 91억원에서 1139억원으로 12배가 늘어났다. '적립금(특정기금)'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2배 늘었다. 이 밖에도 대학이 투자 목적으로 소유하는 주식·사채 및 국공채 등의 '투자유가증권'은 202억원에서 637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토지·건물 등 교육용기본재산 장부가액도 16조원에서 35조원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문제는 사립대학의 자산 증가가 사학법인의 투자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10년 동안(2003~2013년) 전체 대학의 74%에 해당하는 201개교의 자산이 증가했다. 이중 절반에 달하는 99개교(49.3%)는 이 기간 동안 법인으로부터 한 푼의 자산전입금(법인출연금 포함)도 지원받지 못했다. 특히 자산이 두 배 이상 늘어난 28개교 중 19개교(67.9%)는 법인으로부터 한 푼의 자산전입금도 받지 못했다.
사학재단이 학교자산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 부담한 대학 비율은 7.5%(15개교)에 불과한데 반해 10%도 부담하지 않은 대학은 76.1%(153개교)에 달했다. 사립대학들은 학생 등록금을 재원으로 자산을 늘려온 것이다.
지난 10년간 사립대 교비회계 자금 수입현황을 보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립대학 학교 수입의 71%(121조 6000억원)가 등록금과 수강료 등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이었다. 반면 사학재단이 대학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부담한 법인전입금은 3.9%(6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국고보조금'(7조7000억원, 4.5%)보다도 적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립대학은 전적으로 학생등록금에 의존해 대학을 운영해왔으며 재산 또한 대부분 이를 통해 형성했다"며 "사학법인들이 '쥐꼬리만 한 정부지원금'을 문제 삼으며 정부가 사립대학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정부보다 사립대학 운영에 지분이 없는 것은 바로 사학재단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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