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선택은 대입 성패는 물론 진로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능과 적성 등 아이 성향을 파악해 ‘궁합이 맞는 학교’를 골라야 할 텐데 어느 학교가 우리 아이에게 좋을지 고민입니다. 진학 설계를 고민하는 중학생을 위해 우리지역 고교 탐방을 진행합니다. 학교 선생님과, 재학생, 졸업생이 전하는 조언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최고의 학교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_편집자

양명여고(교장 김동국)는 1985년 첫 입학생을 맞은 이후 지금까지 1만5458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사립여고이다. 양명여고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예쁜 교정. 운동장을 지나 교무실과 교실이 있는 건물에 들어서기까지 지나치게 울창하지도 작지도 않은 나무들, 그 푸른 잎들이 학생들의 등굣길을 얼마나 행복하게 할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소망나무 만들기)                                     (2015 신록제_대롱대롱 행복풍선 달기)

함께 배우고 서로 나누며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들어오는 입구도 그렇지만 우리 학교는 배산임수의 풍경이 돋보이는 학교입니다. 교정 앞으로는 안양천이 흐르고 교실 건물 뒤로는 둘레길을 조성해 놓았어요.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는 틈틈이 둘레길을 산책하며 사색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둘레길에 야외 교실을 마련해 이를 활용한 교육도 종종 이뤄지고 있습니다.”
양명여고 고경희 교감은 “학습효과는 학습동기가 생기면 저절로 이루어진다”며 “양명여고는 ‘함께 배우고 서로 나누며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지표로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명여고에서 가장 자랑하는 프로그램은 평화·인성 교육이 선행된 학생 성장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입학하면 가장 먼저 인성 함양을 위한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다. 그중 학생들이 입학한 직후부터 한 달 간 참여하게 되는 ‘학급응집력 프로그램’은 같은 반 학생들이 모여 게임을 하며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고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학생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도울 수 있다.

‘커리어존’ 주관, 진로탐색활동 활발
양명여고의 자랑 중 또 하나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이다. 본관 4층에 설치된 ‘커리어존’을 주축으로 학생들의 진로탐색 활동을 활발히 지원한다. 커리어존 활동 중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꿈 동아리 운영, 전공 강연을 통한 진로탐색, 직업인 초청 강연 및 직업체험 활동, 지역 기관과 연계된 프로젝트 활동, 진학준비 역량 강화, 굿모닝 비전스쿨 등이다,
특히 굿모닝 비전스쿨은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종의 진로캠프라고 할 수 있는 굿모닝 비전스쿨은 9시 등교로 여유가 생긴 아침시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진로를 구체화 하고 싶은 학생들이 모여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학습유형검사를 통해 자신의 계열을 알아보고 비슷한 계열의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어 본다. 굿모닝 비전스쿨에 참여한 한 학생은 “굿모닝 비전스쿨은 단순히 학습유형검사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꿈과 관련된 학과와 그에 따른 대학의 구체적인 정보를 탐색하고 같은 조 친구들과 발표도 하면서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시간”이라며 “비전스쿨 마지막 날 서로에게 격려의 편지를 써주고 소망나무에 현재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는 시간을 갖고 다시 한 번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은 행복한 졸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학생들은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진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꿈의 실현을 위한 학습동기 부여가 이루어지게 된다,

 
(심층수업)                                                (문우재 간담회)

인재 양성의 요람 ‘문우재’ 등 다양한 학력신장 프로그램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학년별 성적 우수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 ‘문우재(文友齋)’는 ‘이문회우(以文會友)’에서 따온 말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가운데 경쟁을 뛰어넘어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양명여고의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 없이도 우수한 수능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국제경제 및 국제정치 교과를 중심으로 인근 3개 학교와 연계해 운영하는 교육과정 클러스터,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학생이 희망하는 교과 중심으로 학생이 원하는 교사에게 신청해서 운영하는 방과 후 수준별 심층수업,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함께 참여해 동료 및 선후배 간 학습을 도와주는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1·2학년을 대상으로 협력수업 및 영어회화 집중수업을 진행하는 영어교과교실제 등 학생들의 성향과 목표에 맞는 다양한 학력신장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학생 동아리는 총 101개에 이른다. 이중에는 18개 자율동아리, 12개 안양시 청소년 수련관 지원 동아리도 포함되어 있어 학생들은 자신의 취미와 개성에 맞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가능하다.
배원진 3학년 부장교사는 “양명여고는 특히 과학 관련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다. 그중 ‘과학탐구 반 Cell’과 ‘창의공학’ 동아리는 오는 30일 평촌 중앙공원에서 개최되는 안양시 청소년 축제에 참여해 부스를 운영하는 등 지역 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안양시 관내 6개 동아리만이 선정된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명여고의 가장 큰 자랑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은 어떻게 답할까. 교정에서 만난 학생들의 답변은 한결같이 ‘선생님’이다. 이진훈 연구부장 역시 “양명여고의 가장 큰 자랑은 학생과 교사간의 소통과 신뢰”라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 교정, 아름다운 학생, 아름다운 교사’라는 말이 어느 학교보다도 잘 어울리는 학교라고 자부한다. 구김살 없는 학생들의 밝은 표정과 선생님들의 변함없는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교육공동체의 이러한 노력과 결실은 2013년, 2014년 연속 2년간 학교 평가 등급 중 최고인 S등급을 받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자랑했다.
등굣길 양명여고를 방문하면 교사들의 이러한 자랑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교장, 교감, 교사가 모두 참여해 인사하며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이 푸른 5월을 더욱 푸르게 느껴지게 했다.
 

[졸업생 인터뷰]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이 없어질 때까지 질문했다”
신지원(서울대 사회과학계열 1학년)

신지원 학생은 올해 양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과학계열에 진학했다. 정시로 합격한 지원 학생은 2015학년도 수능에서 국·영·수·사탐은 만점, 선택과목인 한국사에서 한 문제만 틀렸다.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쉬는 시간에 바로 복습했다. 잠이 많은 편이라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나빠진다. 그래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집중해서 모든 공부를 끝내고 집에서는 잠을 푹 잤다.”
지원 학생은 “수능 시험을 잘 본 데는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이 없어질 때까지 질문했다”며 “질문에 늘 최선을 다해 답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활동은 ‘YM포럼’, 토론 동아리 활동이다. 수능에는 나오지 않지만 살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사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동아리 활동에서 익힌 실력으로 교내 토론 동아리에서 1학년 때는 장려상을, 2학년 때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꿈은 계속 바뀐다. 다만,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은 것만은 명확하다”며 “사회과학대학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분야를 찾는 게 중요해요”
박준영(서울대 화학공학과 3학년)

박준영 학생은 2013학년도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에 입학했다. 1학년 때부터 목표를 정하고 노력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관심 있는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이과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였던 ‘과학반’에서 점심시간마다 과학 선생님들이 준비해준 높은 수준의 강의를 들었어요. 이 동아리를 통해 교내 과학축제와 대회에 참가했고 2학년에 올라가서는 과학반 경험을 토대로 좀 더 학생 자율적인 활동을 추진해 보기 위해 ‘SIT(scientific imagination and a try)’라는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으로 서강대학교 화공과와 교류를 하며 특정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워크숍을 진행했다. 안양시에서 열리는 과학축전에 참가하는가 하면 책은 늘 가까이 했다. 특히 2학년 때 생물학에 흥미가 생겨 생물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추천해주신 책은 모두 읽었다. 이렇게 관심 있는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많은 경험을 쌓았던 것이 진로 선택에도 도움이 됐다.
준영 학생은 “대학의 공부는 고등학교 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흥미를 느끼고 탐구할 수 있어야 계속해서 그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분야를 찾는 게 중요하다”며 “학과를 선택할 때 성적에 집착하거나 친구의 말에 현혹되기 보다는 많은 조사를 통해 자신의 소신대로 선택하고 준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