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어디까지 가봤니? 덕고개 당숲에서 죽암마을까지

2015-07-08 00:00:01 게재

트레킹, 라이딩, 드라이브 코스로 좋아

직접 키운 야채, 알뜰한 가격에 구입 가능


(군포트레킹)

군포8경 중 하나인 덕고개 당숲에서 갈치호수를 거쳐 죽암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는 가벼운 드라이브나 자전거 라이딩, 트레킹을 위해 즐겨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수리사와 반월호수도 인접해 있어 군포를 대표하는 풍경 8가지 중 3가지 풍경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가벼운 옷차림에 배낭 하나매고 길을 걸으며 도시 근교에 위치한 농촌마을의 고요한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덕고개당숲)                         (갈치호수)                             (덕고개마을)

왕복 2시간의 시골길 도보여행
덕고개 당숲에서 갈치호수, 죽암마을을 거쳐 4호선 대야미역까지 자동차로 이동시 소요되는 시간은 약10분. 그러나 도보를 이용하면 약 1시간, 왕복으로는 넉넉잡아 2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코스는 짜기 나름이다. 대야미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정시에 출발하는 1-2 버스를 이용해 편도만 걸을 수도 있고, 덕고개 당숲 근처에 위치한 수리산 임도길로 진입해 수리산 트레킹을 경험할 수도 있다.
가을철 낙엽 진 모습이 유명한 덕고개 당숲은 전국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마을 숲'에 선정된 곳이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라 약간의 실망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래된 고목나무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만만치 않고, 풍성하게 자란 가지와 잎이 만들어 준 그늘 아래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있자면 지금이 한여름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갈치호수는 반월호수와 함께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에게 소중한 물을 제공하는 곳이다.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는 반월호수에 비해 몇 개의 벤치와 그늘막이 전부이지만 근처에 맛집이 많아 식사 후 가볍게 걸어 나와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기 좋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위치한 덕고개·둔터·대감마을 지나 죽암마을에 이르는 동안에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의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직접 거주하면서 땅을 일궈 농사짓거나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키우는 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키를 훌쩍 넘긴 옥수수나 봉지가 씌워진 채 하우스에서 커가는 포도, 줄기를 따라 탱글탱글하게 올라오는 토마토의 생생한 모습도 재미있지만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알뜰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흥미롭다.

  
(새벽농장)

갈치호수 주변의 친환경 야채가게들
덕고개 당숲에서 갈치호수방향으로 가다보면 카페를 닮은 다소 애매한 건물 하나를 만나게 된다. 다행히 ‘쌈채모둠’ 이라는 배너를 보고 이곳의 용도(?)를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야채카페인 이곳은 새벽농장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커피대신 야채를 주문하면 아래 텃밭에서 직접 딴 야채들이 상자에 잘 포장되어 나온다. 손이 많이 가는 밭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야채카페에 주인장이 상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온 동네로 퍼져나가는 북을 쳐 호출하면 주인장을 만나볼 수 있다. 야채 값이 한창 오르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넉넉한 쌈 채소 한 상자를 5,000원에 구입할 수 있고, 더덕잎, 당귀, 명월초, 방풍, 곰취, 목이채, 아마란스, 자소엽 등 약용쌈이나 가지 및 호박잎 등 원하는 채소만 골라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벽농장을 운영하는 신미란씨는 “무농약으로 직접 키운 채소를 판매한다”며 “지나가다 우연히 방문했던 분들이 이제는 매주 갖가지 제철 채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단골손님이 되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무인야채판매소)                    (정자형야채가게)

갈치호수를 지나 죽암마을 입구로 향하다 보면 TV를 통해 일본농가에서 보았던 ‘야채 무인 판매소’가 나타난다. 벽돌로 쌓아올린 상판 위에는 큼지막한 노각과 빨간 바구니에 담겨진 오이, 호박, 가지 등이 놓여있고 그 앞에는 1,000원 이라는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 적혀 있다. 판매자는 없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판매대를 만들어 놓았기에 원하는 야채를 구입하고, 왼쪽에 놓인 ‘돈 상자’에 구입한 만큼 돈을 직접 지불하면 된다.
죽암마을 입구에는 정자에 터를 잡고 야채를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보인다. 토마토와 가지, 오이 등 어느 정자에서나 볼 수 있는 채소들도 있지만, 각 정자마다 고추, 감자, 콩, 마늘 등 조금씩 다른 종류가 판매되기도 한다. 도로변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길 건너 텃밭에서 키우면서 직접 먹기도 하고 자식들에게도 나눠주고 있지만, 양이 많다보니 가끔씩 나와서 판매한다”며, “7월 중순은 옥수수, 9월 이후에는 포도를 수확하는 시기”라고 살짝 귀띔해줬다. 또한 “수확량이 줄더라도 진실하게 농사를 지어 인체에 해를 주면 안 된다”며, “이 지역 전체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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