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창조경제센터 벤처기업 요람으로

2015-07-24 10:32:02 게재

첫 졸업생 10개사 배출 … 10개월간 18억 매출·33억 투자유치

"좋았던 기억 밖에 없다. 반도체에 대한 지식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창업하겠다고 나섰다. 멘토링을 통해 사업방향을 정했고 법인까지 세웠다."

"수년간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고객들을 만나려고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SK와 함께 다닌 몇 달간 수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20여개국 70여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23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드림벤처스타의 데모데이에서 김창근(오른쪽 세번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이석준(두번째)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장동현(첫번째)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 등이 (주)더에스가 개발한 액티브 와이파이 카메라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3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대전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벤처기업 대표들은 한결같이 창조경제혁신센터 프로그램과 전담기업인 SK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벤처기업 '졸업생'을 처음 배출하며 한국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전센터는 23일 대전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 9층 사무실에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드림벤처스타' 1기에 참여한 10개 업체가 지난 10개월간의 성과를 발표하고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모데이를 열었다.

SK그룹과 미래창조과학부, 대전시가 협력 모델을 구축한 대전센터는 지난해 10월 공모로 10개 벤처기업과 예비창업자를 선발해 1대 1 멘토링, 사무 공간 및 제작 설비, 사업 자금, 투자자 유치, 법무 및 노무 상담, 해외 진출 등을 지원했다.

SK그룹은 각 사업부서와 연계해 전담 멘토를 지원하고 그룹의 국내외 마케팅 판로를 활용하게 하는 한편 45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했다.


대전센터 입주 벤처기업들은 현재까지 18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입주 기업들은 현재까지 32억8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테그웨이, 엑센, 비디오팩토리는 이날 한국과학기술지주 등 3곳의 창업투자사로부터 19억5000만원의 투자를 받는 계약에 서명했다.

매출과 투자가 증가하면서 입주 벤처기업의 임직원도 41명에서 71명으로 70% 늘었다.

주요 기업별로 보면 씨메스는 세계적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독일의 콘티넨탈에 '산업용 3D 스캐너' 검사장비 1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와도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다. 씨메스는 대전센터 입주 한달전 법인 설립을 마친 신생기업이다. 하지만 대전센터에 입주한 지 불과 10개월만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성호 씨메스 대표는 "대전센터에 입주한 뒤 초창기 기업에 부족한 것들을 지원받아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센터와 SK하이닉스는 씨메스 장비를 반도체 생산라인에 적용 가능한지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반도체 품질 검사에 씨메스의 3D 스캐너를 활용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웹과 클라우드에 기반해 영상을 자동으로 재생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황민영 비디오팩토리 대표는 현재 실리콘 밸리에서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도 실리콘밸리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행사에 참여했다.

대전센터가 SK이노파트너스를 동원해 비디오팩토리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SK이노파트너스는 SK그룹이 미국에서 유망 벤처를 발굴하기 위해 운영하는 창업투자기획사다.

와이파이 액션 카메라 제조업체인 ㈜더에스의 이민구 대표 등 임직원들은 연구원 출신의 30대 사업가들이다. 더에스는 대전센터에 입주한 뒤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신제품 준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대전센터의 시제품 제작소를 활용해 한번에 최소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약했다. 더에스는 최근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대전센터 인근에 별도 사무실도 마련했다.

대전센터는 입주 벤처기업이 '졸업' 이후에도 사업 기반을 유지, 확장할 수 있도록 SK그룹과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씨엔테크와 동산담보물 관리 솔루션을 공동으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또 ㈜엑센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센싱 기술을 휴대전화 미세먼지 측정기인 '에어큐브'에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장동현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통해 투자와 고용 등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석준 미래부 1차관은 "드림벤처스타 1기는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벤처대박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며 "센터간 협업 강화와 정부부처 사업 연계를 통해 센터의 역할을 확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센터는 지난 5월말부터 드림벤처스타 2기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공모에 약 270여개팀이 응모했고 다음달 4일 최종 선발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모집 분야에 생명공학을 추가했고, 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고성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