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절대 다수는 '사회적 갈등이 심각하다'(91.6%)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헌법재판소가 일반 시민 6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사회적 갈등 중에서는 '이념(정치)갈등이 가장 심하다'(48.3%)고 답했다. 갈등해소를 위해서는 '다양한 가치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35.9%)고 생각했다.

◆'사회적갈등 심각하다' 91.6% = 헌법재판소는 제헌절 68주년을 기념해 7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국민의 기본권, 헌법재판제도, 사회적 갈등의 원인과 치유방법'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갈등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대체로 심각하다'(51.6%)와 '매우 심각하다'(44.0%)는 등 '심각하다'(91.6%)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사회적 갈등의 가장 큰 요인(유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념(정치)갈등'(4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뒤를 이어 '계층(세대)갈등'(30.6%, '노사갈등'(4.5%), '지역갈등'(4.2%)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65%)과 50대(57.4%)가 이념갈등을 가장 많이 꼽았고, 30대(37.7%)와 40대(35%)에서는 계층갈등을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다양한 가치관에 대한 존중과 배려'(35.9%)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빈부격차 등 사회적 양극화 해소'(27.7%)와 '헌법정신과 법질서 존중'(16.6%),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보장'(13.7%) 순이었다.

◆"불이익 걱정돼 헌법소원 신청안해" = 또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30.5%p가 '있다'고 답했다.

기본권 침해를 받고도 구제를 받을 수 있는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선 '없다'는 응답이 67.1%p로 '있다'는 응답 32.9%p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기본권을 침해받고도 헌법소원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까봐'란 응답이 33.2%p로 가장 높았다.

아직도 국민들의 상당수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도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권위주의시대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여전히 권위주의시대에 느끼던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변호사 선임비용이 부담돼서'(19.4%), '헌법소원심판 제도 자체를 몰라서'(16.3%), '헌법소원심판 청구절차를 잘 몰라서'(14.5%) 순이었다.

'헌법재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절반 이상(53.3%)이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권력에 대한 통제'(19.0%), '사회적 갈등 해소'(15.5%), '헌법 수호(보호)'(12.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