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1%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
헌법재판소, 6500명 설문
"법치주의의 심각한 위기"
국민 10명 중 8명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헌법재판소는 8월 31일 6552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국민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혹은 '유권무죄 무권유죄'라는 법조계의 부조리현상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에 법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국 법치주의의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달 동안 온라인(6049명)과 오프라인(503명)으로 일반시민 655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별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3815명(58.2%),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1491명(22.8%)으로 나타났다.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응답이 81.0%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50대(85.2%)와 60대(84.2%)의 부정적 응답이 높았고, 20대 미만(72.6%)과 20대(77.9%)의 부정적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른바 '세상을 알 수록'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평등하지 않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란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23.2%가 '사회지도층의 특권의식'을 가장 문제로 꼽았다. 이어 '불평등한 사회구조적 문제'(20.8%), '원칙없는 법 집행'(16.4%), '물질만능 주의 풍토'(15.4%), '연고주의 만연'(12.9%), '치밀한 법망의 부재'(9.6%) 순이었다.
노동일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사회지도층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국민들이 사회지도층의 특권의식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한 것은 이 부분을 잘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사회 특권층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법률적 평등이 무너지면 곧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 "다양한 가치관 존중해야 갈등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