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반발에 리디북스 공급률 인하 철회
2016-12-06 11:21:44 게재
한국출판인회의 "우월적 지위 남용"
공급률이란 출판사가 서점에 책을 납품하는 정가 대비 비율로 공급률을 인하한다는 것은 출판사가 서점에 책을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상 공급률은 유통사인 서점이 '갑'의 입장에서 결정해 왔다.
출판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리디북스는 2017년 1월 1일부터 공급률을 7%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오는 16일까지 재계약을 할 경우 공급률을 3.5% 인하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주겠다고 했다는 것. 출판계는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에 '줄세우기'까지 시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출판사들은 '리디북스의 일방적 공급률 인하 통보에 대한 한국출판인회의의 입장'에서 "일방적 통보에 대한 철회 공문을 오는 12일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안내하라"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리디북스는 출판계와 파트너십 관계를 폐기하는 것으로 보고 2차 논의 후 행동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출판사들은 "일방적인 공급률 조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횡포이며, 출판사를 협력적 파트너로 보지 않고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현행 전자책 공급률은 전자책 사업 초기부터 출판계와 유통업계가 합의하고 지켜온 합리적인 기준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기 계약사에는 '제비용 항목 3.5%로 완화'와 '재계약을 한 출판사에 한해서 마케팅 강화'라는 조건으로 출판사를 가지고 노는 듯한 꼼수는 입도선매하듯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출판·유통계에서는 공급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 온 가운데 전자책 공급률이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다. 종이책의 경우 '공급률 인상' 논의가 차츰 시작되고 있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할인 폭이 줄어들면서 서점의 책 1권당 판매 이익이 늘었고 이 이익을 출판사에 돌려주자는 차원에서다. 유통사인 서점이 '갑'의 입장인 만큼 개별 출판사들이 공급률 조정에 나서기 쉽지 않은 구조에서 한국출판인회의 등을 중심으로 출판계가 노력해 온 결과다. 이지연 한국출판인회의 전자출판위원회 위원장은 "마케팅을 과도하게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출판사에 떠넘기는 것으로 출판사들은 갑작스러운 공급률 인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16일까지 계약하는 출판사들에 대해 3.5%를 제안한 것은 출판사를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리디북스 관계자는 "한국출판인회의의 입장을 전달받았고 논의 끝에 공급률 인상안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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