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크리스티앙 샤펠 PSA그룹 연구개발 임원

"현재 연비측정 방식은 뒤떨어진 것"

2017-02-16 11:13:04 게재

실제 도로주행 연비 이어 배출가스도 소비자에 공개키로

"현재 쓰이는 NEDC(유럽기준) 연비 측정 방식은 제한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다. 20년 이상 자동차산업 발전을 고려하지 않았다."

크리스티앙 샤펠(사진·Christian Chapelle) PSA그룹 파워트레인 섀시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임원(디렉터)은 <내일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자동차 연비 측정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PSA는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환경단체 등과 함께 실제 도로 연비를 측정해 지난해 공개했다. <내일신문>은 지난해 말부터 연비와 배출가스 측정 방식 변화를 취재하면서 샤펠과의 인터뷰를 추진해 왔다. 샤펠은 1987년 푸조시트로엥에 입사해 지금까지 엔지니어로 근무중이다.

샤펠은 "NEDC 방식은 에어컨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대에 만들어졌고, 변속기의 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게 대표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EU 집행위원회와 언론, 소비자·환경 단체들은 NEDC 방식이 도로 상황의 변화와 차량의 개선 및 문제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은 종전 방식을 고수했지만 PSA는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장서서 투명한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PSA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으로 푸조와 시트로엥, DS 등 브랜드 차량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실제 도로 주행 연비 측정 제도 도입 등을 꺼리는데 반해 업체 스스로 규제 변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한국 규제당국과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PSA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그는 소비자 관점에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샤펠은 "실제 도로 연비에 대해 고객 문의가 늘고, 언론 보도도 이어지면서 회사 차원에서 투명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소비자들이 실제 연료 효율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과 소비자들은 PSA의 실제 도로 주행 연비에 대해 '속았다'고 평가하는 등 구설에도 휘말렸다. 하지만 PSA는 한발 더 나갔다. 지난해 실제 도로 주행시 연비를 측정해 공개한 데 이어 올해는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까지 공개할 계획이다.

샤펠은 "2017년 봄에 새로운 규제에 맞춰 질소산화물(NOx)을 포함해 오염 물질 배출량을 발표하겠다"며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디젤차 새 배출가스 인증제도 9월 도입] 자동차업체 봐주기 규제, EU와 대조
내년 신차도 '인증 빨리' 업계 분주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오승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