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경제대통령 꿈꾸는 대선후보에 권한다
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 집으로 대선 후보자들의 선전물이 날아들고, 거리마다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과 대안을 쏟아내고 있는 대선후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
4년 전이었을 거다. 대전 출장길에 터미널에 내려서 택시를 타자 기사님이 대뜸 이런 말을 했다. "혹시 성심당에 가 보셨어요? 아이고, 성심당에 꼭 가 보셔야죠. 대전 사람들이 성심당 덕분에 굶는 사람이 없다니까요!" 기사님의 성심당 자랑은 끝이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대전 출장길에도 같은 이야기를 다른 택시 기사님께 들었다. 빵집 하나로 인해 대전 시민들이 굶지 않고 살아간다는 민심의 소리는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3년 후 성심당의 60년 이야기를 담은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연간 매출 400억원에 직원 400명이 넘는 성심당이 전하는 노동의 가치, 그리고 지역 경제까지 아우르며 함께 성장해 온 경영 철학을 담은 이야기는 출간 초기 거의 전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6.25 전쟁 이후 굶는 동포들을 먹이기 위해 찐빵집을 시작하고 60년이 지난 지금도 대전에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매월 3000만원이 넘는 빵을 후원하고 있는 성심당은 자본을 축적하고, 쌓아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돕고, 직원들, 협력업체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성심당의 경영 이념으로 채택한 'EoC, 모두를 위한 경제'는 돈을 버는 과정 그 자체도 '모두를 위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확연히 차별화된다. 아무리 어려워도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수익의 15%는 직원들과 나누고, 또 10%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며, 창업주를 위해서는 한 푼의 돈도 쌓아두지 않는 것. 이것이 60년을 이어온 성심당의 경영 방식이자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성장의 비결이었다. 그 결과 올해 초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전 세계 기업인들이 보는 앞에서 성공기업 사례로 발표를 하는 영광을 누렸고,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는 "대한민국에 성심당 같은 기업 100개가 생기면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선후보들이라면 대전역 앞 노점 찐빵집으로 시작한 동네 빵집이 어떻게 지역 경제의 구심점으로 성장하며 '모두가 행복한 경제'를 만들어왔는지를 꼭 살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렇게 기업을 운영해야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길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드리고 싶다.
정은영 통영의 출판사 남해의봄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