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희망을,서울에 미래를-서울,청년과 함께 꿈꾸다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정책 날개를 달다
중앙정부, 구직촉진수당·임대주택부터 가동
지자체마다 협치기구 꾸리고 종합지원 나서
"껍데기만 베낄라" "여전히 관 주도" 우려도
"청년수당 받게 된 친구들이 '그동안 듣고 싶었던 교양강좌부터 신청했다'고 하더라구요. (현금 지원이) 소모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거죠." "무중력지대라는 감사한 공간에서 1년동안 잘 공부하고 스터디 전원 합격했습니다. 좋은 기운을 정말 많이 받고 가는 것 같아요. 학교에 가서 아이들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정책 대상자인 청년층 목소리를 듣고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 설계, 만족도가 높은 서울시 청년정책이 새정부 출범과 함께 날개를 다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기간 공약했던 청년구직촉진수당을 비롯해 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등 서울시가 물꼬를 튼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단순한 일자리 지원을 넘어 청년층 목소리를 반영할 협치기구를 만들고 현장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종합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갈등 빚던 청년수당 고삐 풀려 = 박근혜정부때 보건복지부와 장기간 충돌을 빚던 청년수당부터 옥죄던 고삐가 풀렸다. 서울시 청년수당이 재개됐을 뿐 아니라 전국 청년들에 혜택이 돌아갈 '청년구직촉진수당'이 내년부터 정규 예산에 편성된다.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에 30만원씩 3개월간 지원할 청년구직촉진수당 1350억원이 '일자리 추경'에 포함돼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내년부터 정규 예산에 포함시키고 2019년부터는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6개월간 50만원씩으로 금액과 지원기간을 확대한다고 4일 밝혔다. 미취업 청년이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구직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취임후 첫 현장 방문지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청년 임대주택을 택했다. 김 장관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 4700호를 공급하는 한편 대학생 등 청년 주거비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낡은 공공시설물을 청년을 위한 공유주택으로 재건축하는 등 2022년까지 30만호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국토부가 전국 5개 광역도시로 역세권 청년주택을 확대, 총 20만호를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정부 방침에 더해 연말까지 1만5000호 목표를 채우는 한편 관련 요건을 완화해 24개 역세권을 추가로 지정하고 청년들이 밀집한 관악구 신림동과 동작구 노량진동 등은 역세권이 아닌 지역이지만 사업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최대 4500만원까지 무이자 보증금 지원과 함께 저소득층에는 월 임대료도 지원하는 한편 저소득 청년입주자에 대한 보증금·임대료 국고 지원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지자체발 정책이 중앙정부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다시 현장에서 보완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도 뒤질세라 잰 걸음 = 중앙정부에 맞춰 지자체도 잰 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당수가 엇비슷한 청년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다. 2015년 1월 서울시가 청년정책담당관을 신설한 이후 그해 7월 성북구가 청년지원팀을 구성했고 서대문 강동 은평 도봉 관악 금천이 청년정책을 총괄할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이들 자치구는 청년층 현실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청년지원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중장기정책 마련에 나섰다. 7곳에 이어 강서구가 지난달 '청년들 자립기반 마련과 능동적인 사회참여 지원'을 명시한 '청년지원 기본 조례'를 제정, 공포하고 지난 1일 청년정책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했다. 이웃 양천구도 이달 안으로 청년정책팀을 신설하고 분기별로 청년정책 작은 토론회를 열어 일자리와 함께 문화·예술활동 청년공간에 대한 고민을 듣고 각 부서 정책에 반영한다.
눈에 띄는 정책도 여럿이다. 청년 창업과 주거를 연계한 '도전숙'을 가장 먼저 선보인 성북구는 올해 협업에 방점을 찍는다. 내부적으로는 청년지원협의체를 통해 청년정책을 발굴하고 각 부서 업무에 청년을 접목시키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인근 강북 도봉 노원과 함께 '동북4구 청년지원협의체'를 꾸려 각각이 펼치는 청년정책 우수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고민하는데 필요한 공간 지원에 주력한다. 올해는 사무실과 주거공간 휴식공간 열린부엌 등을 갖춘 청년창업 오피스텔을, 내년 초에는 청년들 문화활동을 연계할 중심 공간인 청년문화전진기지를 선보인다. 청년들이 모여 고민을 나누고 밥상을 공유하는 청년활동공간 '청춘삘딩'을 일찌감치 마련한 금천구는 학습공동체 구성을 통한 시민교육을 지원한다. 부채로 사회진입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한 금융지원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킬 계획도 있다. 송파구도 지난달 말 청년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소통·토론의 장을 마련한데 이어 이달부터 청년들이 일자리 주거 활동 관련 사업계획을 내면 그 예산을 지원하는 청년도전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취업 준비부터 상담 등을 한 자리에서 해결하는 정보쉼터를 8월 개관한다.
◆"사회적 합의, 인식전환 이끌어야" = 광역 지자체 역시 청년정책 무게중심을 일자리에서 종합지원으로 옮겼다. 일자리 자산형성 주거 고용유지를 위한 4대 묶음정책을 내놓은 경기도가 대표적이다. 경기도 묶음정책은 청년구직지원금과 일하는 청년통장, 따복하우스, '스타트업 캠퍼스'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한 맞춤형 창업지원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청년도시 건설 원년'을 선포하고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청년정책 전담조직을 꾸리는 한편 청년층 목소리를 반영할 청년위원회 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센터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 청년정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한 광주시는 '자립과 성장의 사다리를 놓는다'는 목표에 따라 올해부터 창업펀드 청년창업특례보증 구직청년교통카드 등 10대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이밖에 인천과 대전도 서울시 청년수당과 유사한 지원책을 도입, 보건복지부 동의를 받은 상태다.
청년들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책에서 소외됐던 청년층에 대한 정책확산을 환영하면서도 행여 우후죽순식 확대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이사장은 "서울시 정책을 껍데기만 베껴서는 안된다"며 "청년들 욕구를 끄집어내고 사회적 합의와 인식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성 서울시 청년 명예시장도 "정책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관 주도, 일자리 중심"이라며 "당사자들이 이야기할 공론의 장, 청년과 공공이 협의할 논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 [기고 │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 결단해야
['청년에 희망을,서울에 미래를-서울,청년과 함께 꿈꾸다' 연재기사]
▶ "청년의 또다른 이름은 혁신, 청년정책은 최고수준 협치" 2017-05-31
▶ 청년들 '오지랖'이 서울정책 바꾼다 2017-06-07
▶ 서울시 청년건강권 주목 '밥상공동체' 지원 2017-06-14
▶ 학자금·생활비에 멍든 청년을 보듬다 2017-06-21
▶ 청년 1인가구에 공공임대주택 문호를 열다 2017-06-28
▶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정책 날개를 달다 2017-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