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

"기초지자체에 일상관리 맡겨야"

2017-08-03 10:27:50 게재

공급자 중심 탈피, 성과

표준화 된 디자인 필요

"현재 임대주택정책은 일단 대규모로 공급한 다음 거기에 수요자(주민)를 짜맞추는 형태에요."

차성수(사진) 서울 금천구청장은 "수요자 맞춤형 접근이 성공 원인"이라며 맞춤형 공공임대를 확대하려는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취지와 방향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급 목표를 세우고 기준단가를 적용해 일률적으로 건물을 짓는 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 공공원룸을 시도하면서 부닥친 장벽이기도 했다. 임대주택 원룸 기준가에 공유공간이나 주차장은 적용되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지고 승강기가 없어도 되는 5층 주택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승강기를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차성수 구청장은 "공급자·물량 중심 사고가 실제 수요자 삶의 질을 압도하는 셈"이라며 "주차장 1면을 만드는데 1억원 가량이 소요되니 그만큼 서울시 적정비용 기준에서 주차장 조성비용을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임대주택 따로 단독주택단지 주차장 따로 짓는 행정 불편도 덜 수 있다.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주택으로 접근하니 기존 공공임대와 달리 주민들 반발이 없었다. 인근 주민에 주차장을 개방한 이유도 있지만 외관부터 공공임대 틀을 벗은 덕분도 있다.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주변이 더불어 낙후된다는 편견에 맞서 외양을 깔끔하게 했더니 외려 주변 불량주택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차성수 구청장은 "공공건축가를 활용해 공공임대주택 디자인 품질을 높이고 나아가 표준화된 모델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매입한 주택인데도 주요 하자보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상관리는 구에서 맡았다. 수많은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SH로서는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겪는 불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탁업체인 지역자활센터 '해피하우스 사업단'에서 보린주택에 상주하면서 경미한 수선이나 전반적인 건물관리를 도맡고 있다.

차성수 구청장은 "전국단위 사업을 하고 있는 LH도 임대주택 관리는 주민들 가까이 있는 기초지자체에 맡겨야 한다"며 "중앙정부나 광역지자체는 기초지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지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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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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