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주주활동, 기업가치 높여"

2017-08-29 12:23:57 게재

"기업과 건설적 대화 좌우이념 문제 아냐"

"스튜어드십 코드 등 적극적 주주활동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좌우, 진보·보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입니다."

사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제공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원장(사진,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은 10일 내일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기업가치 상승과 지속가능한 성장,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의 사회책임투자, 스튜어드십 코드(SC)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어떤 배경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영국에서 제일 먼저 도입됐다. 주주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무관심에서 위기가 비롯됐다는 반성을 하면서 적극적인 주주활동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관투자자들이 금융사 경영진의 잘못된 위험 관리를 견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세계가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었다. 예전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맘에 안 들면 그냥 주식을 팔고 관계를 끊었다. 투자를 철회함으로써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에는 많은 기관투자자들과 주주들이 자신이 투자한 기업과 건설적 대화를 하면서 기업에 발전제안을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주주권 강화시 기업가치 높아지나

물론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중요한 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등 기업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기업이 잘 돼야 자신의 수익률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위기가 닥칠 경우 장기적 기관투자자들에게 실상을 털어놓고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중장기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관투자자들은 먹튀 단기투자자를 배격하는 좋은 원군으로 함께 싸울 수도 있게 된다.

실효성 강화를 위한 방안은

일단 재계, 기업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기 바란다. 일본 아베 정권은 극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발전을 위해 사회책임투자를 성장시켰다. '일본 산업 재부흥 전략'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일본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시했다. 그 후 일본의 사회책임투자규모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증시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두번째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국민연금이 앞장서야 다른 연기금, 금융기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서두르게 될 것이다. 연금사회주의라며 반대하는 주장도 있는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일 먼저 도입한 영국과 독일, 일본이 연금사회주의란 말인가. 아니다. 일본 공적연기금은 주식관련업무를 100% 외주화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의결권 행사도 하게 한다. 우리도 건설적인 방안을 찾아나가면 한국 실정에 맞는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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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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