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학부모교육' 이렇게 합니다
"교회 성당 절 직장 지역방송 어디서나"
"부모교육을 받고나서 자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제 대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당연히 부모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동대구역에서 식품가게를 운영하는 최 모 씨의 설명이다.
학부모교육 성과중 하나는 대구지역 학부모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의무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학교에서 벌어진 일은 학교에서 해결하라'는 기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구교육청 학부모교육의 특징은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강화 교육과정'(이하 학부모 교육과정)이다. 학부모교육에 대한 정책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2년 12월부터 자녀성장 단계별 학교 급별 8단계교육과정을 편성해 배포했다.
예비부모, 0~2세, 유치원, 초1~3, 초4~6, 중, 일반계고, 특성화고, 특수로 세분화한 부모교육과정이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원하는 학부모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을 담았다. 필수영역(지정주제) 6가지는 부모역할, 인성교육과 인문학,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 자기주도학습, 창의적 인재, 진로와 진학(취업)으로 나눴다. 학부모들은 교육 관련 내용을 선택 영역에 따라 연간 10회(지정 주제 6회+자율 주제 4회)의 교육을 받는다. '어쩌다 어른'이 돼서 가정이 깨지거나 자녀와 대화단절이라는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프로그램인 셈이다. 교육청은 매년 가이드북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자녀성장 단계별 학교급별 8종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공을 들인다.
학부모교육 전문 강사는 480명으로, 강사 질을 높이기 위해 매년 깐깐한 연수 과정을 마련했다.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지 않으면 대학교수라도 부모교육 강사가 될 수 없다. 교육내용에 따른 부모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주제별로 15개 강좌를 개설하고 교육과정은 학부모 눈높이에 맞춰 진행한다. 학교에 찾아와 교육을 받는 학부모가 35%에 이를 정도다. 나머지는 직장과 교회, 절, 성당 등 종교시설에서 진행한다. 지역방송을 시청해도 학부모교육을 이수할 수 있다. 교육청에서 관리하는 '학부모카드'는 학부모가 어디에서 어떤 내용의 교육을 몇 시간 이수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학교부적응과 위기학생이 줄고, 학교폭력 감소로 이어지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구는 지난해 서울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연구한 '한국 아동 삶의 질'에서 청소년 삶의 질이 전국 1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서울대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 지수' 연구결과에서도 대구지역의 아동 권리가 전국 2위를, 통계청의 2016 학교생활만족도 조사결과에서 학교생활만족도 전국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학업중단율 전국최저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전국 최저, 정서행동 특성검사 관심군 비율 전국최저로 나타났다. 대구교육청 직원과 교사, 시민들이 대구를 '교육수도'라고 거침없이 부르기에 충분한 이유다.
김현정 대구시교육청 평생교육사는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했고, 자녀교육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기 시작했다"며 "성인에게도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과 학부모가 대구 행복역량교육 완성의 동반자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고 학부모교육의 성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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