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정부가 나서 전국으로 확대해야"
주무부처 없어 어려움도
"성북구 거주 아이들로 카드 발급 대상이 제한되다보니 한 학교 안에서 혜택을 받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로 나뉘는 일이 생깁니다. 정부가 나서서 하루 속히 전국의 아동·청소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영배(사진) 서울 성북구청장은 "성북구 혼자 동행카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여러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타 자치구 학부모들이 '왜 성북구만 혼자 튀냐'며 원망을 하거나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일도 생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구청장이 사업이 하루 빨리 전국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또 있다. 업체들이 이른바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동행카드가 성북구만의 사업으로 제한되다보니 카드를 발급받는 학생 수가 4000여명에 불과하고 관련 예산도 4억원 규모로 적다. 다양한 공연과 스포츠를 관람하려면 온라인 예매 사이트 등에서 아동 전용 코너를 개설해야 하는데 고객 수가 적다며 협조에 소극적이다. 사용처와 할인율 확대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제한된다.
김 구청장은 "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면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당장 서울시부터 동행카드 사업을 시 전체에 확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에 따르면 다행히 사업 확산 조짐이 눈에 띈다. 성북구의 사업 추진 이후 전국 기초·광역 자치단체 10여곳에서 관련 문의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자치구 중 2~3곳은 올해 또는 내년 중 사업시행을 추진 중이다.
김 구청장은 새로운 아동 청소년 사업추진이 어려움을 겪는 또다른 이유로 정부에 주무부처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동행카드 등이 성북구에서 처음 하는 사업이다보니 어떤 중앙부처와 협조하고 지원을 요청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김 구청장이 여기저기 갈라져 있는 정부의 아동 청소년 지원 기능을 하나로 통합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이유다.
김 구청장은 "이전에 없던 아동 청소년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정부 조직체계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게 됐다"며 "놀이를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놀이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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