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정책│'365자원봉사'
자원봉사에 '사회적 가치'를 입히다
"자원봉사는 우리 지역 특성과 맞아요. 전형적인 서민동네라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예산으로 모두 해결하기는 힘들거든요. 돈(기부)보다 자원봉사로 온기를 나누며 교류 교감합니다."
서울 관악구는 2015년 도시 전체를 '365 자원봉사도시'로 선포하고 모든 행정에 자원봉사를 접목,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사람의 체온(36.5도)을 나누고 1년 365일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이다. 지방선거가 치러지던 2014년 "자신의 몸을 움직여 남을 돕는 자원봉사자가 대우받지 못한다"고 토로하던 한 주민 얘기를 정책화한 게 출발이었다.
공무원부터 시작했다. 관악구 직원 99%가 자원봉사나눔포털에 등록, 활동을 하기로 했다. 주민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은 '우수자원봉사자' 문턱 낮추기. 연간 100시간은 활동해야 하는데 36.5시간으로 줄이고 '우수자원봉사증'을 발급했다. 열심히 활동한 주민들은 할인가맹점 '좋은 이웃 가게' 405곳에서 5~30% 할인혜택을 받는다. 생업 때문에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다. 지난 한해 우수자원봉사자 2243명 가운데 409명이 좋은 이웃 가게에서 510만여원 가량 할인을 받았다.
무엇보다 관리자 중심이던 자원봉사 체계를 바꿔 효과를 봤다. 중앙정부에서 일원화한 전용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일일이 검색을 하던 방식을 봉사자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면 할 수 있는 활동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원봉사 타임스케줄'로 전환했다. 임현주 관악자원봉사센터장은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봉사자들도 수십분씩 걸렸는데 타임스케줄을 도입하고는 바로 활동처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며 "서울 25개구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3명 이상 모이면 원하는 활동을 하게끔 주선하는 '날자'를 시작하면서는 봉사자와 활동분야 폭이 넓어졌다. 지난해 319팀 2652명을 분석한 결과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친구 가족 단체 등으로 모둠을 꾸려 환경보호부터 교육·멘토링 등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를 위한 자원봉사평생대학, 청소년 자원봉사 교육봉사단, 가족간 소통·화합하면서 이웃을 돕는 텃밭 일구기, 주민들이 발품 팔아 만든 동네 자원봉사지도 등 365 자원봉사도시는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자원봉사가 밥 먹여주냐고 해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밥 먹여줍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상대적으로 가치평가가 안돼있을 뿐"이라며 "자원봉사지수는 선진지수"라고 단언했다.
자원봉사도시를 선포한 이후 등록자원봉사자가 35% 늘었다. 매년 1만명이 새롭게 봉사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11만1100명 등록봉사자가 27만 시간 가까이 활동을 했다. 행정안전부 '자원봉사활동 실태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 기준으로 따졌더니 지난 한해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창출해낸 가치는 1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 유 구청장은 "남의 발을 씻어주면 내 손도 깨끗해진다"며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해질 뿐 아니라 행복감이 커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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