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근무시간과 생산성 비례는 옛말"
워라밸, 성장 위한 필수 동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무시간이 아닌 목표의식과 동기부여입니다."
심명섭(사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4차산업혁명이 한창인 시대에 근무시간을 늘려야만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사고는 낡은 것"이라며 "일의 양이 아닌 집중력과 목표의식에 성과가 달렸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근무시간과 생산성의 비례 관계에 의존하고 있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에 기반한 IT기업에선 근무 형태의 다양화, 근무 방식의 유연화로 회사 책상에 앉아 있는 것만이 근무 시간이라는 정의를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워라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올 7월부터 최대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 시행된다.
실제 워라밸은 젊은층 직장 생활의 우선 순위가 되고 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지난해 19~49세 직장인 남녀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9~34세는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욜로(You Only Live Once) 등 개인의 만족을 중시하면서 35~49세 직장인과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이들은 직장 선택 기준으로도 복리후생(51.2%), 충분한 여가시간(28.0%)을 꼽는 등 고용안정성(57.2%), 기업의 잠재력(11.5%)을 선택한 35~49세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심 대표는 "성공을 위해선 직장과 가정 중 한쪽을 포기하라는 옛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인재를 모을 수도 없고 성과를 만들기는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에 대한 복지 혜택은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일과 복지, 일과 휴식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이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고민이 없진 않다. 회사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지거나 일손 부족이 심해지면 주 35시간 근무 등 사원 복지가 축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심 대표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일손이 달리더라도 이를 도전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즐겁게 일하는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청년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심 대표는 "근무 시간 단축 뿐 아니라 직급 체제 허물기, 영어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수평적 호칭 문화, 좋은 질문이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기치로 진행되는 주 1회 올핸즈 미팅(All-hands meeting) 등 기업 문화 자체에 워라밸이 스며들어야 한다"며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직원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해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여기어때'를 통해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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